<제 8 화> 기대라는 무게
7남매 대가족이 모인 시댁의 명절 아침은
늘 분주함만 가득했다.
외며느리인 나는 시장보기부터 음식 장만,
차례 음식 차리기, 가족들 식사 챙기기, 설거지
디저트까지 혼자서 다 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종손집 외며느리, 그 타이틀이 주는 기대감과
중압감이 늘 나를 잡아 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어느 명절 아침,
아들 녀석이 잔뜩 화가 난 얼굴을 내밀며
“엄마는 왜 맨날 일만 해?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덩달아 우리까지 엄마 도와주느라 명절이
하나도 즐겁지 않아"라고, 말하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나 혼자 힘든 게 아니었구나!
그걸 지켜보는 내내 아들들 역시 마음이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나의 무게에 아들들도 짓눌린 채 숨죽이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