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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각몬

Stay hungry와 Having사이

주근깨 통통한 빨강머리 소녀가 중년이 되면서!

by 손큐

Stay hungry Stay foolish! 와 Having! 그 사이에서

주근깨 통통한 빨강머리 소녀가 중년이 되면서!

비로소 알게 된 내가 곧 풍요다!



1976년 대구 원대동에서 아시아 한복판 그리고 2020년 서울 여기까지

어린 시절 대구 원대동, 배추장사 트럭들이 흘리고 간 배추를 주워다 배춧국 끓이던 시절이 있었다. 응팔에 나오는 반지하집이 딱 우리 집 배경 같아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많이 정겹고

엄마 살아있던 시절 두부반찬 콩나물 반찬이 그렇게 맛있었는데 싶어

그 시절 돈은 없었지만 꿈이 있었고 참 따스하고 행복했었다 싶다.

엄마가 23살에 돌아가셨으니까!

그땐 너무 큰 충격이었다.




살면서 텔레비전에나 나올법한 그런 아픔이 우리 집에도 오는 건가 싶어 어리둥절하고 도대체 그럼 내 인생은 또 어떻게 되어가는걸까 싶었다.

또 엄마 돌아가시기 전엔 나는 딸 딸 아들 집 둘째 딸 천덕꾸러기 둘째에, 재능 있고 미모를 타고난 언니 밑에서 그다지 사랑을 받지 못한 채 귀한 귀둥이 아들이 태어나 중간에서 존재감은커녕 맘속에 열등감과 응어리가 가득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냥 한마디로 기죽고... 뭔가 자존감도 없고 나는 뭔가 싶고 그냥 밥상머리 숟가락 올려주면 고맙게 밥 먹고 다니는 걸로 만족하는 그런 시절의 아이였다.

그래 유독 언니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고, 내가 좀 밉생이였는지, 눈치가 없었는지, 사랑스럽지 못한 아이였는지 유독 사랑을 받지 못했다.

사이가 좋지도 못했다.

나도, 별로, 그 방면에서 개선하려 노력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원래 둘째는 그런가보다 하고, 열심히 사는 법만 연구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지점에서 나의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 막내둥이는 내 눈에 하트였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이였다

훗날 우리 막내둥이가 17살에 엄마가 돌아가셔야 할 운명에 쳐해 질 줄은 아무도 몰랐을 텐데, 두고두고 그거 가슴 아팠고 미안했고, 본인도 왜 고등학교 때 휴학하고 엄마 아플 때 옆에 있어주지 못했나를 마음 아파해서 한동안 우울해하고 방황했던 적 있다.

다행히 색시 잘 만나서 경찰시험도 합격하고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얼마나 이쁘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정말 행복한 아이다 그리고 재능 있고 남달리 특출 났던 우리 언니도 화려하게 멋지게 잘 살고 있다.


청년시절, 대구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북경으로 다시 서울로 아시아를 다니던 에너지를 가지고 남편을 뒷바라지해가며 뒤돌아보니 내가 어느새 45세가 되어있었다. 내 형제들은 정말 잘 살고 있었고 나는 조금 부족한가? 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서, 새삼 귀에 들어오는 책들 ‘내가 곧 풍요다’ ‘해빙’ 그 말, 즉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해야지 없는 것에 집중하면 자꾸 없어진다는 그 말을 나는 많이 듣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깊이 깨닫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재능이 있고 열심히 산다고 해서 모두 잘 되는 것이 아니라, 긍정에 집중하고 자기가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더 가지게 된다는 원리가 해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양철학, 불교철학, 법화경, 등에도 있었는데, 듣고 있었으면서도 지금 이렇게 와 닿는 이유는 살면서 그것을 몸으로 경험하는 체득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재능도 열성도 있었지만 뭔가 늘 나 자신이 아쉽다고 생각해보니 그것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곧 보탑이다! 내가 소중해! 내가 곧바로 그것이다라는 소중함에 대한 자각, 긍정에 대한 자각이었다.



엄마가 없다고, 집에 돈이 없다고, 나는 미모가 없다고, 나는 너무 없다는 것에 의기소침했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고, Stay hungry Stay foolish 정신으로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또 Having이 유행하고 보니 그 말도 맞고 이 말도 맞는 것 같다. 어쩌면 식자들은 같은 말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간절히 바라되 다소 긍정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것 있는 것 풍요에 집중해보라는 말은, 불교계에서 하는 말인 자신이 부처임을 자각하고 불성을 자각하고 상대방의 불성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존중하라는 그 말인 것이다.


나는 그 중간에서 늘 왔다 갔다 하면서 살겠지만~~ 살수록 조금은 더 긍정의 여신으로

나의 소중함을 터득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그러면 되지 않을까?

있어서 행복하지도 않고

없다고 불행한게 아니라는것 쯤은

깨달을 나이가 되고보니

자각한것이 자신이 되어가는것 같다.


다음에 자각몬이라 할지 자각몽이라 할지! 브런치 북이나 발행해봐야겠다

철학이 없는 시대

보이지 않는것도 확신할 줄 아는 지혜

그것으로 2020년 코로나를

물리치고 있던 어느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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