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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큐 Apr 17. 2023

아름다운 문경새재의 아침

10년뒤 20년 뒤를 사색하게 하는 곳

아버지가 좋아하는 문경새재. 

나는 처음에는 세재인가? 했다. 세제인가? 새재인가? 말로만 듣던 문경새재! 세재 아니고 새재였다.

'새재'라는 말에는 '새(鳥)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草)가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間)의 고개', '새(新)로 만든 고개'라고 하는 뜻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 우리 아버지가 참 좋아하는 곳! 왜 그런가 궁금했다.

새벽아침 문경새재를 걸어보았다. 학예사의 눈으로 보는 그곳은 또 색다른 감회로 다가왔다. 

왕복 6키로 정도인가? 혼자 걸어보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편안하고 넓고, 자연 그자체를 즐길 수 있으니까! 올챙이도 많이 있고 물고기 작은 움직임들이 살아 숨쉬는 자연유산들이 소중하게 지켜지고 있는 곳이었다. 


안동을 거쳐 친절하고 마음 따뜻한 조선생님과 함께 안동의 생경함?으로 얼떨떨했지만 문경에 다가가면서 다시 마음이 편안해졌다. 혼자 자연을 따라 걸어가보면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에 잠길것이다.

3시간 정도의 산보 속에는 나도 모르게 10년뒤 20년뒤 건강하게 나는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30년 뒤에는? 그런 사색을 하게 되었다.


백년 천년의 고도의 문화유산들에는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지금 진주에 있는 것도, 망가진 바이오리듬과 돌보지 못한 신체 리듬을 다시 찾고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진주 영천강변은 정말 사람이 숨쉬기 좋은 공간이 맞다. 거기에서 두시간 반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문경새재.....


지친 사람들, 또는 사방에서 새로움과 자연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휴식공간이자, 개인적으로는 우리 가족이 쉴 수 있는 공간, 아버지의 놀이터 정도로, 가족이 느껴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자주 비가 오는지 두번째 방문에도 비가 왔지만, 그래도 반짝 햇살과 쌀쌀한 바람에도 자연유산들은 우리를 반갑게 재생해 주는 듯하다.


도시에 지친 사람들은, 가끔 자연이 주는 휴식공간에서 에너지 충천, 부활을 하고 나아가는것도 좋은 윤활유가 될 것 같다. 이렇게해서 문화예술공간 종사자인 나의 직업에 대해 사뭇 감사했다. 열흘인가? 아침저녁 쉼없이 일에 몰두한 나의 몸은 쉴때되면 매우 아프고, 멍든것 같고, 휴식에 대해 갈망하게 된다. 쉬어보면 그때야 알아 차린다. 평소에 많이 긴장하며 살아가는 구나....


그래서, 조금 속도를 늦추고 다시한번 생각하고, 여유를 가지는일, 그것이 지금 과제인것 같고,

아버지가 좋아하는 이 자연공간들을 함께 자주 동반해야겠다 생각해본다. 문경새재의 아침은 참 감사한 추억이다. 

#손큐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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