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호박 달걀의 마음
"겸손하게 고요하게"라는 슬로건 표현은 내 직업이 주는 절제와 인내, 고요함 속에서 문서로 일하되 사람 관계의 절묘한 품위와 품격의 승리를 이뤄내야 하는 미션과제 때문에 나온 것이다.
형식이나 뽐냄, 잘난 척 말고 진짜의 본질. 진검승부로 찾아가는 길! 그게 나의 길일지 모른다.
하지만 딱딱하게 살 수만은 없어서 나는 나의 잠재된 무의식을 그림 그리듯 글로 고요하게 남기고 있다, 역시 예술기획자는 행정력을 키우되 자신의 본질에 다가갈 때 행복한 것이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나고 싶은 마음! 사람이니까 사람 같고 인간적인 브로콜리와 포도와 달걀프라이를 그리는 작가를 만났다. 행복한 작가의 그림과 마음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본질이다.
최현주. 지오최 작가의 “브로콜리 달걀프라이 호박의 마음”
노릇하게 익어가는 달걀프라이, 초록빛 작은 나무처럼 서 있는 브로콜리, 그리고 노란 속살로 부드럽게 웃고 있는 호박.
이 모든 게 우리의 마음. —
사랑받고 싶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마음.
그녀의 그림에 나오는 달걀프라이 상상만 해도 맛있고 사랑스럽다.
껍질을 깨고 나와도 살짝 흔들리는 노른자처럼,
아직 완전히 단단해지지 않은 미숙한 정서처럼
아직은 사랑이라는 따뜻한 서광이 내 안에서 노릇하게 퍼지길 기다린다.
브로콜리는 내 안의 나무같이 엄청난 에너지로 다가온다. 초록으로 뻗어가고 싶고,
누군가의 식탁 위에서
“건강해 보여요”라는 말 한마디 듣고 싶다.
“당신과 있으면 편안해져요”라는 속삭임이
나에게는 씨앗이 되어 싹이 트길 바란다.
호박은 고향이요 그리움이다.
노란 속살은 우리가 품은 온기이고,
겉껍질은 아직 누구에게도 열려 있지 않다.
진짜를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
언젠가 껍질을 열고,내 속살을 드러내며
“여기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임을.
누군가가 내 달걀껍질을 조심히 들여다보며
“너 참 예쁘다”라고 말해주길.
브로콜리를 냉동실이 아닌,
따뜻한 접시에 담아 함께 나누길.
호박의 속살처럼
내 마음을 열고 말하길 —
“여기 있어요. 나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그리고 알게 된다.
인생은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달걀후라이처럼 간단하고,
브로콜리처럼 소박하며,
호박처럼 부드러운 것이다.
그 속에서 진짜 나를 꺼내 놓고,
누군가가 나를 보며 웃고,
또 내가 누군가를 위해 웃을 수 있을 때.
오늘도 나는 부엌에 앉아 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속삭인다.
“괜찮아. 너는 이미 누군가에게 사랑받아 마땅해.”
달걀껍질이 부서지는 그 순간까지
브로콜리는 자라고,
호박은 속살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나도
언제가 달걀을 깨고 호박을 영글며 맛있는 브로콜리 요리가되어 자신의 생의 미션을 수행완수하며 마음을 다해 행복할 날이 오고 있겠지.
내가 쓰고 있는 글들을 재발견하며.
달걀후라이.호박.
브로콜리같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