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사람을 엮다
나도 책을 내고 싶다! 언젠가는 나의 진주들을 잘 꿰어서 엮어보고 싶다.
영감은 기쁨에서 온다. 미술관을 사랑하고, 함께 기록하고 나누는 것! 서울 구경하겠다고 올라온 우리 올케에게 리움미술관을 데려가고, 워커힐, 더 현대, 에르메스 도산, 서울이 줄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럽고 고귀하며 영롱한 것들과 마주하게 안내했다. 사치를 부려도 되는 그런 어느날~ 가장 여성스럽고, 앱을 보정하는 즐거움에도 마주하며 1인 영화도 찍어보고, 우리는 맘껏 우리 인생의 진주를 예술과 삶을 엮어 갔다. 그리고, 대구까지 가서 모교를 찍고 오니 더욱더 나도 책을 내곤 싶으나,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야하고, 거기에 메달려야할지 사실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변에서 책을 낸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참 아름답고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살며 배우며, 나누며 살아갈 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생각하니 마냥 기쁘다.
기쁨에 집중하고 감사에 집중하며 그렇게 가을이 흘러간날 ~단기간 휴일 여행에서 돌아오니, 아름다운 책 브랜딩을 한 아트북 도착! 하태임 작가 책이 도착했다!
일단 너무 이쁘다! 엽서와 파우치~ 아름다운 그녀의 색이 가득 담긴 정성스런 브랜딩~ 받아서 너무 기분좋다. 이정도면 진짜 컨셉 대성공인 셈이다. 진주 구슬을 엮듯이 그녀는 그녀의 삶과 예술을 너무 잘 엮어서 아름답게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한석준 아나운서와의 북콘서트도 기대가 된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먼저 느껴졌다. 한 사람이 20년 넘게 버티고, 흔들리고, 사랑하고, 기다려온 시간이 이렇게 “색”이라는 언어로 남을 수 있구나 하는 놀라움. 그녀가 살아낸 순간들이 색채라는 형태로 굳어지고, 하루의 감정들이 색띠처럼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삶의 기록에 가깝다. 젊은 엄마로서의 망설임, 작업실에서의 고독, 기차역에서의 멈춤과 출발, 그리고 시간이 데려온 내면의 성찰까지.
읽다 보면 그림의 색보다 먼저 작가의 호흡이 들린다. 특히 마음에 오래 머문 건, 그녀가 “색을 쌓는 행위는 결국 마음을 쌓는 과정이었다”고 말하는 대목이다. 우리는 종종 색을 감각적 언어라고 여기지만, 하태임에게 색은 감정의 잔여이자 존재의 흔적이다. 그녀가 그려낸 컬러밴드들은 멀리서 보면 화려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수없이 덧칠·지워짐·멈칫거림이 남아 있다. 그 결이 결국 삶과 닮았다.
이 책은 나에게도 작은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지금 어떤 색으로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가?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리움 미술관에서 본 이불 개인전은 내가 20년전에 본 그 대단하고 영롱했던 그녀의 개인전의 느낌과 타임머신 타듯이 유사했다. 그때도 그 개인전은 대단했다. 매우 넘사벽이었으며, 미래적이고 화려하고, 닿기 힘든 영역에서 우리를 손짓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렇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나는 미술계 꼬마때부터도 미술은 대단했는데 지금도 그러하다. 영원이 닿을 수 없는 영역인가! 싶을 때도 있다. 미술관을 짓고 운영해 본다고, 이것저것 그간 다녔던 미술관 도장깨기하듯이 나는 열군데의 컨텐츠를 알고, 분석하고 승률을 타진했다. 그래서 만들어지는 미술관이 있다면 그건 소외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일생동안 간직할 감동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하였으면 싶다!
진주 구슬을 꿰는 영광은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 노력하고 시도하는 그 누구에게나! 그리고 자신의 잠재성과 자질을 믿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지길~!
나의 색에 대해 돌아보고 가진 구슬에 대해서도 닦아보는 겸허하고 겸손하고 조용하되 알록달록한 가을 여정이었다. 단 며칠간 돌아본 모든것들을 기록하다. 경기대 예술학부 특강도, 박물관사람들 법인등록 기념으로 토론자로 달려간 아침 경복궁도! 모두 소중했다. 12월에도 하고 1월에도 한다~. 꾸준히, 지속해가는 나의 진주목걸이가 선물로 잘 포장 되어 보길 기대하며 #손큐 #그림일기 #미술관일기 #감상일기 #손큐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