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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Jan 15. 2024

겨울이 다가올수록 할머니는

서두르는 편이었다 어둠이 쫓아오는 걸 알고는

해가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는 겨울이 다가올수록 할머니는 서둘렀다. 일찍 집에 들어오고,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셨었다... 뭐가 그리 급한지 밤은 긴데 왜 그리 일찍 주무시려고 하는지 그땐 몰랐었다. 


나도 나이가 드는 건지 모르겠지만... 



© mroz, 출처 Unsplash


노을이 빛을 모두 발하고서 본격적으로 어둠이 몰려오는 여섯 시 무렵이면 서글프고 쓸쓸하고 외로운 그런 밤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둠을 거니는 게 아무렇지 않던 어린 날의 내가 이젠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밤거리를 거닐 적에는 예쁘다거나 낭만적이란 생각이 들었던 게 꿈같을 정도로 어색하고 낯설달까. 


© brunoferrnandez, 출처 Unsplash

예외로 늦어진 외출... 국제시장, 엔씨백화점에 다녀올 때면 혼자가 아닌 나와 함께였기에 저녁에도 허용된 외출이었다. 둘이었으니까 함께라서 가능했던 시간. 할머니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낸다고 그러셨었다. 


할머니는 그렇게 약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런 심정의 변화처럼... 이제야 할머니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겨울, 밤, 그리고 할머니의 외로움이 잔잔하게 내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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