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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Jan 20. 2024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여정은 고달프고 바쁘지만 소중해서


모처럼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명절 때도 못 내려갔으니 아마 두 달 보름 만인 것 같다. 항상 내려가는 전날에는 저세상 텐션으로 멘붕인데 할 일은 태산이고 몸뚱이는 하나라서 이날만큼은 몸이 2~ 3개는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이번주에는 괜히 욕심으로 저지른 교육수강으로 과제폭탄이 연달아 있는 바람에 반의 반도 못 따라갔지만 해내는 구식이라도 치른다고 시간도 할애하며 공허함을 느꼈던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 nkachanovskyyy, 출처 Unsplash


내려가기 전날인 어제 역시... 하루가 어찌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정말 숨 가쁜 시간. 변명 같은 상황. 그리고 나는 그 와중에도 호떡을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해야만 했고, 시선은 잠시 또 핸드폰에 머물곤 했다.


내려가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기차역까지 가는 그 시간까지도 아슬아슬하다. 겨우 기차에 탑승해서야 한숨을 쉬는데, 기차예매에도 코로나 이후부턴 특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면역력이 약한 할머니께 바이러스가 전해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 신중히 선택했는데도 이번엔 바로 뒷자리 승객이 예사롭지 않다. 


© mohendo_, 출처 Unsplash

자리에 앉자마자부터 소리가 심상치 않다. 근데 문제는 곳곳에서 들리는 감기 바이러스 소리들... 


계속 기침, 흐허헛~ 크헉~ 큭~ 참는 소리, 코헛 크엉 킁킁킁 들이키는 소리... 챗! 재채기소리, 나의 미세 신경이 모두 뾰족하게 곤두서기 시작했다. 고슴도치가 된 것 같다... 겨울을 체감하게 되는 기차 안. 별일 없을 수 있길 무사히 지내다 돌아갈 수 있길 바라본다.  


필사적으로 건강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할머니를 만날 수 있기에


아무리 고달프고 힘든 여정이지만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허락되는 시간은 그렇게 자주 있는 건 아니다. 그러므로 애써야만 한다. 그리고 건강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음 아무 의미가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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