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지협 Jan 03. 2024

연휴 마지막날, 할머니의 빈자리로 가득했었다

2023년 추석연휴 마지막날의 기록이었다. 


할머니, 우리를 모이게 했고 만나게 했고 함께했던 모든 순간에 있었던 그녀. 병원에서 물끄러미 시선을 내린 채 수액을 맞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어색하고... 낯설었다. 


연휴... 재료손질, 조리, 요리, 저녁목욕, 늦은 저녁밥상, 제사상차림, 치우기, 늦은 점심, 설거지, 손님맞이, 설거지, 그리고 겨우 가지는 낮잠타임... 우린 늘 외롭고 지치고 힘든 시간에  함께였고 동지였고 휴식을 만끽했던 연휴 마지막날. 할머니가 내 곁에 없다. 병원. 그토록 그녀가 부담스러워 금세 집으로 가자셨던 그곳. 그곳에서 명절을 보내고 계신다.


보고 싶은 나의 할머니. 있어야 할 집에 그녀가 없는 게 두렵다. 그리고 할머니가 금세 훌훌 털고 그녀가 하루라도 빨리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그렇게 기원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할머니의 생각이 궁금했던 오후 그리고 새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