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지협 Jan 03. 2024

저녁 9시, 뉴스보다 잠들던 할머니

일일드라마를 보다 저녁뉴스를 보고 잠드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전기 좀 아껴보시겠다고... 티비볼 때도 깜깜한 거실에서 티비를 보시던 분이셨다. 


요즘같이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국제 스포츠 행사 기간을 맞이할 땐 이내 크게 관심은 없지만 열심히 봐주시던 분이다. 오히려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 종목, 금메달, 저 선수 참 잘하더라... " 


처럼 할머니는 금세 스포츠 이야기, 국제정세, 사건사고 등 내게 먼저 알려주시곤 했던 저녁 통화시간. 


할머니가 병원생활을 하고 계신지 벌써 8개월이 됐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는데, 이젠 제법 적응해서 그냥 별일 없이 티비 보면서 밥을 먹는다. 할머니와의 통화시간을 지키기 위해 저녁준비하다가 통화하기도 했고, 밥 다 차려놓고서 나만 못 먹고 전화통화를 끝내고서야 밥을 먹는 등... 참 그땐 그랬었다.


할머니와 유일하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현재 상태를 직접 여쭤볼 수 있었던 그런 소중했던 시간... 찬 바람이 부는 가을. 할머니와 내가 좋아했던 계절. 그리고 가을 타는 여자. 할머니, 요즘은 가을을 타시는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보고 싶습니다 할머니...  


#꽃할매 #손녀일기 #할머니생각 #통화 #연락 

매거진의 이전글 연휴 마지막날, 할머니의 빈자리로 가득했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