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계란은 계란일 뿐이다. 닭이 낳은 계란을 우리는 단백질 보충요소인 완벽하고 신선한 식품군을 먹기 위해서 배달업체를 통해 신청해 먹었던 것.
할머니가 없는 집에 계란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한 시간 동안 웹 검색을 하며 가볍게 무겁게 고민을 하다... 결국은 이모에게 연락드려 봤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장 편한 마음으로 계란을 가져가 줄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했고 흔쾌히 처리해 주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서, '이렇게 쉽고 간단한 문제를 어렵고 복잡하게 다루는 것도 참 재능이지 않나 싶어...' 헛웃음이 낫다.
마지막 숙제일지도 모를 계란 자동이체, 엄마의 명의에 이어 할머니와 함께 먹다가 혼자 계실 때까지 전화로 알려드렸던 배달일정.
할머니와 내가 이어져있던 2주 간격의 루틴이었다. 이런 게 뭐라고 그리도 못 끊고 미련 떨고 있나 싶겠으나... 아직도 미련에서 벗어나기 힘든가 보다.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에 멈춰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