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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Jan 02. 2017

Goodbye 2016, hello 2017

앞으로만 흐르는 시간에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


<Good bye 2016, hello 2017.>


또다시 한 해가 가버렸다.
'2016'이 참 낯설다고 생각했는데,


익숙해질 때 즈음

'2017'이라는 더 낯선 숫자가 나타났다.

좀 촌스럽긴 하지만,
2000년, 밀레니엄 세대라고 떠들썩하던 그날이 아직 생생한데,
그로부터 무려 17년이 더 흘러버렸다.

열광하던 한일월드컵도 15년 전 추억팔이가 되어버렸고,

어린시절, 바퀴없는 자동차가 비행기처럼 떠다닐 거라고 상상했던 2020년이 코앞으로 다가와버렸다.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독히 더웠던 여름은 온데간데없고,
옷깃을 꽁꽁 여며야 하는 겨울이 한창이다.


사실 어제와 오늘이 다를 게 없는데,
똑같이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작년 어제와 올해 오늘.

그 달력이라는 인류의 발명품이 주는 마음가짐이란 참으로 신비롭다.

앞으로만 흐르는 시간에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반복된다는 것.

그것은 참 많은 감정을 가져다준다.




한 해의 마지막에 되돌아보는 감정은 늘 아늑하기만 하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언제나 '가장 힘겨운 사회'를 살고 있다.
적어도 한 해의 가운데에 놓여 있을 땐 그렇다.
가장 어려운 경제.
가장 어지러운 정치.
가장 힘든 취업...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보내고 난 뒤
한 해의 마지막 날 그것들을 돌아보면
이상하리만치 아늑하기만 하다.

다 사소한 것처럼 느껴지고,
다 잘 해결된 거만 같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온 나를 다독이게 되고,
그래도 무사히 지나간 세상에 감사하게 된다.

사소함 속에 파묻혔던 그 마음이 괜스레 쑥스러워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고,
한 해의 계획이 가득했던 다이어리를 새삼스레 용서하며,
다가올 새날을 부푼 희망으로 바랄 뿐이다.

무거웠던 어제가 마치 구름이 되어 날아가듯.

이게 바로 끝날이 주는 용서와,
새날이 주는 설렘이다.




2016



참 감사한 한 해였다.

올 해도 여전히 나에게는 과분한 좋은 사람들이 함께였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낭만을 얻기 위해 수많은 낭비를 했으며,
덕분에 풍요로운 삶과 넉넉한 은행 빚을 함께 얻었다.

여행을 떠나며
다시 글과 사진을 가까이하게 되었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예술이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평범한 직장인에서
자칭 아티스트가 되었다.


나의 올 한 해는 어김없이 감사로 시작하여 감사로 마무리될 것 같다.

한 해를 시작할 때 느끼고 다짐했던 감사.
그리고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하며 다시금 포근하게 존재하는 감사.

2017년은 또 어떠한 감사의 제목들이 머물러있을지.
나의 젊음과 청춘은 새해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올 한 해도 '청춘'을 살아볼 생각이다.



어쩌면 10년 뒤, 그리고 20년 뒤에는
이날을 그리워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찬란했던 30대의 어느 날을...

하지만 난 훗날의 그리움보다는
오늘의 청춘을 충실히 살아가려 한다.

나의 오늘은
40대의 내가 그리워할 찬란했던 청춘이 아니던가.
뭐 40대의 나는,
50대의 내가 그리워할 청춘이겠지만 말이다.

고로 추억을 넘어선 그리움은 사치다.
어떻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올 한 해도 청춘을 예찬하며 살아가려 한다.




설레는 새해.
다가오는 새날과 함께
낭만적인 겨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손과 코가 시리고,
낙엽까지 사라져 버린 삭막한 가로수.
몸을 움츠리며 빠르게 걷고 있는 거리의 행인들.

그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호빵과
나오기 싫은 이불속 온기가 공존한다.


온몸을 녹여주는 뜨거운 커피 한잔과
눈 내리는 겨울밤의 뭉클함이 숨어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로맨틱한 겨울여행을 계획하며 보낸 첫날.
이미 2017의 청춘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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