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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티스트킴아 Jan 06. 2020

새해 첫 등산과 방어의 하루

나는 그가 들어와 있는 우리집의 풍경이 좋다.




앞산 오르러 가자


지난달 1, 앞산의 정상이 개방되었다.

그동안 보안과 안전문제로 출입이 금지되었던 그곳이 34년 만에. 그동안 대구시민들에게는 앞산 정상하면 그보다 아래에 있는 앞산 전망대, 또는 헬기장이 기억에 자리하고 있다. 늘 비석 없는 정산 등반에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는데, 그랬던 앞산의 비석을 드디어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참 앞산에 대해 설명하자면,

앞산은 대구광역시의 남구 · 달서구 · 수성구에 걸쳐 분포한 산(658.7m)이다. 대구 시가지의 앞쪽에 있다고 하여 '앞산'이라 부르는데 일제강점기 시대에 제작된 지형도에서는 '전산'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즉 기존의 명칭인 앞산이 한자로 표기된 것이다. 원래의 이름은 '성불산'이었다고 한다. 일제시대에는 '대덕산'이라고 부른 일도 있었으나 산 모양이 봉의 벼슬과 같다고 하여 비슬산이라 하기도 하며 혼용되어 오다가 1975년에 앞산이라 정하게 되었다.



개방 당일에 오르려 했는데 스케줄이 따라주지 않아 오르지 못했고, 인스타 곳곳에 비석과 함께한 인증샷이 올라오면서 나는 언제 가나.. 벼르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쉼날인 일요일. 우리는 모처럼 별일 없는 주말인지라 등산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느지막이 늦잠을 자고 열 시에 앞산으로 향했다.


가장 짧은 안일사 코스로 갈까 어디로 갈까 하다가 완만한, 그러나 가장 긴 충혼탑 뒷길로 출발했다. 아빠가 매일 새벽 5시마다 오르는 '선현 추모의 길'로. 등산은 좋아하지만 오르막은 질색하는 나에게 딱 적당한 경사. 기분 좋을 때 입을 오므리고 춤을 추는 나를, 자꾸만 흉내 내는 그 때문에 정신 없이 웃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했다.


해발 658.7m 그곳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고 그 틈 사이에서 한글로 새겨진 '앞산' 비석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하늘은 눈이 부시게 파랗고, 앞으로는 팔공산과 대구 시내의 전경이 뒤로는 가까이 월광수변공원과 멀리 금오산, 가야산 전경이 선명하게 펼쳐졌다.


울릉도에서 나누던 이야기의 연속.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등산을 즐기고 일출을 보러가는 걸까. 참 전망대를 좋아해. 옛 선비들도 산 위에 올라서 풍류를 즐겼잖아. 한국인한테는 풍류를 즐기는 DNA가 있는 게 분명해. 대화를 나누며 산을 내려왔다.


올라올 땐 완만하고 긴 코스로 온만큼, 하산 길엔 조금 가파르더라도 짧은 코스로 내려가자 해서 택한 코스의 초입에서. 아저씨 두 분을 마주쳤다.

"아가씨 이 코스로 내려와 봤어요?"

"아니요"

"굉장히 위험한데 여기. 로프도 타야 되고.

내려올 수 있겠나."

순간 로프 얘기에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나는 씨익-

아저씨들이 날 등산 조무래기로 보셨구나.

아닌 게 아니라 오늘의 복장은 너무나도 산 알못스러운 캐주얼 복장이네. 등산복도 등산화도 아닌 그냥 뽀글이 재킷에 누빔 바지에 방한화를 신었으니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래도 신나게 내려왔고. 중간에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구간은 짧은게 아쉬우리만큼 더 신났고. 세시간 산행의 끝머리, 엄마와의 통화에서 떡국을 끓여주신다고 집에 들렀다 가란다. 밖에서 맨날 음식 사 먹는 우리를 생각한 엄마의 밥상은 푸짐했다.



함께 걷는 길


앞산비.


엄마는 예비사위를 위해 소고기고명도 넣으셨다.




약간의 결혼 준비


예복 알아보러 다닌 어제에 이어 결혼 준비를 오후에 했다. 지배인과 만남을 위해 예식홀로, 한복 2차 상담을 하러 한복집에도, 그리고 신혼집을 알아보러 갔다. 이틀 연속 상동에. 어젯밤엔 둘이서 분위기 살피러, 오늘 낮엔 엄마랑 셋이서 시세랑 매물 알아보러. 쉽지만은 않은 결혼 준비다.


일요일의 마지막 일정은 가족 방어 모임. 작년 이맘때 콩맨과 우리 가족이 처음 만나 같이 먹은 식사메뉴가 바로 방어였는데. 일 년 만에 다시 한 번. 오빠야가 찾아봤다는 가까이 맛집 후포회수산에 가서 방어회 3인분과 모둠회 2인분으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술 상대가 있어 신이 난 아빠는 그와 소주를 한잔씩 부딪혀가며 마셨다. 취기가 오른 아빤 나를 공주라 하고 그를 왕자라 했다가 황태자라 했다가 아주 난리(...) 다먹고 나와서 아빠엄마오빠는 차로 집으로, 그와 난 걸어서 작업실로 돌아왔다.


나는 그가 들어와 있는 우리집의 풍경이 좋다.





예복 알아보러 다녔던 어제. 밝은색은 포기하기로 해.


저녁먹으러가는 길, 앞산순환로의 하늘


꼬들꼬들 방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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