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차박과 산행의 언택트 신혼여행 1부
기간 : 2020.7.5~2020.7.17.
장소 : 제주도와 강원도
제목 : <한라에서 설악까지 신혼여행>
잊지 않기 위해 적어내려가는
2주간의 신행 기록.
1부 - 제주도에서의 이야기 (7/5~7/9)
2부 - 강원도에서의 이야기 (7/10~7/17)
(삼척-동해-강릉-속초-/-인제-춘천-철원-포천)
1부
7/5(일) Day 1.
제주섬으로
결혼식 마치고 구남친현신랑이랑 신행 고고
19:30 제주섬에 도착
렌터카 빌려서 첫끼로 갈치조림 먹으러 갔으나
이제 주문 마감되었다는ㅠㅠ 사장님의 추천으로
우리 숙소 바로 옆에 있는 돈o에 갔다.
흑돼지.... 인생 고기 등극
하나하나 세밀하게 구워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시는데 결혼식의 연장선같이 대접받는 기분였다. 스테이크 저리가라
고팠던 막걸리와 한라산소주 두병 뿌셔뿌셔한 후
나오니 밤바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사이를 지나 산책 후 아이스크림 한통을 사들고
우리의 첫 신행 숙소 '달빛 아래 하나'로.
우연히 먹은 흑돼지. 인생고기집.
에어비앤비. 아침 바다뷰 보면서 컵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7/6(월) Day 2.
비로 인해 미뤄진 한라산 등반
느지막히 늦잠... 은 안 잤고 7시 반되니 눈떠졌다.
한라산 오르기로 한 날이지만
비도 온대고, 우리의 긴 앞으로의 여행 스케줄을
생각해서 오늘의 일정은 쉼으로 바꾸기
송이가 추천한 도두봉에 올랐다.
일명 키세스 포토존.
줄 서서 사진 찍는 거 보고 깜짝 놀랐다. 핫플이구나
운무로 전혀 느낌 안 살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원래는 키세스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고.
내려오는 길에 제주도만의 독특한 대문인
정낭 발견. 나무 하나는 동네 마실 중, 두 개는 이웃동네에, 세 개는 멀리 출장 갔다는 뜻이란다.
각자의 추억이 있는 이호테우해변으로.
예전부터 궁금했던 이름의 유래는 원래 '이호동 테우 해수욕장'이라는 사실. 점심은 수우동으로. 한 시간 이상 웨이팅 하면 먹지 말자 다짐했고 도착하니 무려 3시 반 예약자 명단을 받고 있었다. 뒤돌아서는데 갑자기 부르는 직원분. 아주 운 좋게 1시 타임에 취소자가 생겼다고. 20분만 기다리고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주얼과 달리 오랜 기대와 달리 실망 실망. 적어도 우동전문집이라면서 면발이 그렇게 불어 있으면 안 되죠. 빨리 입가심하고 싶었지만 더본 호텔에서 준다던 웰컴 쿠폰이 생각나(게다가 입실 전에 사용 가능하다는) 곧장 가기로. 그리고 시작된 우중 드라이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도로를 한참 달려 더본호텔에 도착했다. 백다방 아메리카노 두 잔과 본앤브레드 웰컴브레드 하나로 행복한 티타임을. 호텔에서 쉬다가 몸이 근질거린 우리는 오설록티뮤지엄과 이니스프리 구경 가기로. 비 와서 푸릇푸릇 기분 좋던:) 초록한 시간을 마치고 나와 한참을 달려 고마운 사람들 선물할 요량으로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편집샵을 갔으나 입구부터 조짐이 좋지 않더니 살 게 하나도 없드라~ 다시 우중 드라이브로 돌아와 쿠폰 받은 걸로 탐라는파스타. 쿠폰 실종 사태로 차를 오가고 식당을 나왔다 들어갔다 반복 후 생맥주 두 잔과 참치나초를 무료로, 그리고 파스타와 피자를 시켜먹었다. 소화 안 되는 우리는 까스활명수를 사서 나눠마셨다. 이제 호텔로 돌아갑시당. 감사인사 다음으로 두 번째 과제인 인스타에 결혼 후기 남기는 것을 끝으로 오늘 미션 모두 완수.
"괜짜나 괜짜나 좋아요 체고~"
코로나므스키때문에 너마저..
제주도 하면 수국 아닌교
조금 흐리지만 어때, 협재바다와 비양도
수요미식회 본 후 몇년을 기대한 우동인데...할말하않
흔한 신혼부부의 신혼여행 패션.
푸릇푸릇 초록의 시간
결혼 앞두고 요 녹차케이크가 얼매나 먹고싶었는지 엉엉7/7(화) Day 3.
비 오는 제주도에선 폭포 투어를
+아닌 밤중에 국토대장정
새벽 5시에 잠시 깼을 때만 하더라도 주룩주룩 하던 창밖은 조식 먹으러 갔더니 해 쨍쨍 하늘은 블루!
서둘러 준비해서 나서보자 무브무브 고고고
나갔는데 바로 흐려지는 건 뭥...
아침부터 줄에 줄을 서있는 연돈을 지나
피부과부터. 제주도 온 첫날밤부터 팔에 울긋불긋 붉은 점이 수십개가 올라오고, 몹시 간지럽다며 괴로워하는 구남친씨가 걱정되어 온 피부과. 심각한 피부알러지는 아닐지 마음 졸이며 진료받았는데 결과는 벌레에 물린거라고ㅋㅋㅋㅋㅋ아놔
그가 좋다고 추천하는 황우지 해안으로.
간발의 차이로 사유지 주차장에 세우고 주차비 2천 원 냈다. 하필 비가 많이 와 선녀탕은 출입금지고
멀리서나마 느낌적인 느낌 찾기
외돌개로 가는데 마치 러시아 루스키아섬 생각이 났다. 아니 왜 비가 거세게 오기 시작하느냐고. 차로 돌아가 한참 애석한 비를 쳐다보다가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 밥부터 먹기로 하고선 갈치조림집. 소금에 절인 반찬들에 걱정이 스멀스멀 들더니 갈치조림도 구이도 좀 짠 편이라 아쉬웠다. 그러고서 후식 땡 하러 스타벅스 서귀포점으로. 제주도 유기농 말차 프랖을 시켜놓고 제주MD 몇가지 pick. 그러고 나와서 콩맨 아닌 엄한 남의 차에 올라탈뻔ㅋㅋㅋㅋㅋㅋㅋ다행히 문이 열려서 다행이었따 차주님 놀래켜서 죄송해요...
노부부가 잘 가꿔둔 차밭 서귀다원가서 우비커플로 총총 쏘다니다가, 마지막코스로 비 오면 꼭 가야 한다는 엉또폭포로 갔다. 입구에 들어서는데 엄청난 차와 사람들과 경찰들. 이거 무어지...? 안 왔으면 어쩔 뻔했나.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물줄기가 나이아가라 이과수 빅토리아 저리가라였다. 이제 숙소로 들어가쟈. 가는 길에 저녁으로 먹을 전복치킨과 막걸리 두병(제주도 유산균 막걸리&보리막걸리)을 구입했다. 귤중옥이라는 이곳은 주인아저씨가 잘 가꿔둔 귤밭을 뒷마당으로 하는 펜션이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이 얼마만의 치킨과 떡볶이와 막걸리냐며. 먹고 마시고 창 너머로 비가 그치고 또 해가 들려는 것 같길래 산책하기로, 아니 바닷가까지 걸어가자고 졸랐다. 무려 4.8km 한 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라며 그가 반대했지만 감행. 그렇게 힘든 시간이 될 줄은 몰랐다. 왕복 두 시간. 이만보가 넘은 거리. 신행에서 국토대장정이 웬 말이라며 힣 돌아와 그는 씻지도 못한 채 소파에 쓰러져 자고 나는 그의 다리 아래 깔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가 겨우겨우 깨워 씻고 그렇게 길었던 제주섬에서의 3일 차 여정 마무리 : )
이런 하늘로 잠시나마 설렜던 아침
제주도 와서 러시아 루스키아섬 타령.
이런 날씨에도 꿋꿋이 사진찍으시는 모습이 진짜 프로같던.
우리의 두 번째 에어비앤비 숙소.
뒤로 펼쳐진 귤밭이 인상적이었다.
아직은 익기 전인 노지귤
저녁산책 스타뚜. 안녕 귤하르방씨!
애잔해보이는 구남친 뒷모습...
그대로 쓰러져 자는 그를 차마 깨울 수가 없었다(미안해요보)7/8(수) Day 4.
드디어 한라산.
굳이 굳이 신혼여행으로 제주도엘 온 이유는
한라산 말고는 없다.
이틀째 오르기로 한 원래의 계획에서
비가 와 계속해서 미뤄지다 제주섬에 온 지 4일 째되는 오늘 마침내 비가 그치고 해가 떴다.
귤중원 사장님께서 문 앞에 두고 간
토스트와 귤잼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퇴실.
엄마한테 부탁받은 귤 택배 주문을 하고,
생각보다 늦어진 한라산 국립공원으로 출동!
관음사 코스만 가본 나와
관음사와 성판악, 영실코스 모두 가본 그
고민하다가 결혼 준비하며 많이 떨어졌을 체력을 고려해 쉬운 영실 코스로 택했다. 백록담을 내려다보지는 못해도 백록담의 옆 자태를 그대로 볼 수 있으니. 마치 독도를 입도하느냐 아니면 360도 돌면서 독도를 관찰하느냐의 문제와 비슷하달까.
영실탐방로에 당도하였는데 또다시 운무가 잔뜩 끼고 흐려졌다. 맑은 백록담의 모습을 보긴 틀린 건가 생각하며 오르기 시작.
병풍바위를 자세히 보고 싶은데 시야가 흐려서 속상했다. 자꾸 주문처럼 소리 내 외웠다. "올라가면 기적처럼 맑아질 거야." 오른 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점점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조금씩 파랗게 물들어갔다. 내 주문이 통했나 보다 히히.
해발 1,500m 영실기암을 지나 윗세오름으로 가는 길, 하늘은 완전히 맑아졌고 남벽분기점에서는 눈 앞에 있지만 운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백록담이 마침내 제 모습을 드러냈다ㅠㅠ감동감동..... 이제 제주도 여행은 다했다 아무런 여한이 없다.
평범한 아침메뉴조차 여행지에서는 특별하다.
영실탐방로 입구.
병풍바위~영실기암~윗세오름
윗세오름. 해발 1,700m 고지.
남벽분기점 photo by 아저씨
산티아고 순례자같던 청년이 찍어준.
이날 이순간 이곳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서 좋다.그리 고단한 줄 모르겠는
한라산 등반을 모두 마치고 내려와
전복두루치기를 먹고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숙소, 더스위트호텔에 묵었고
아로마마사지까지 받는 호사를 누렸다.
마사지받다가 둘다 드르렁드르렁 쿨쿨
제주도 푸른밤~ 마지막밤이 흘러간다. 안늉!7/9(목) Day 5.
섬에서의 마지막 날. 이제는 육지로
마지막 날 되니 왜 떠나는 사람 마음 아숩게
맑아지고 그러냐... 시무룩
조식 먹으면서 제주도에서 못한
돌고래 투어나 파라세일링, 바다수영 등의 아쉬움을
토로했다(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더는 여한이 없다 해놓고)
오늘 대구로 가는 비행기는 4시지만,
다른 스케줄을 넣지 않았다.
지인들 선물을 사야 하는 미션이 있기 때문스.
그리하여 선물가게 몇 곳에 들러서
조개트레이 2개와 스노우볼, 키체인가방, 텀블러, 돌하르방 에코백, 조개거울, 파인애플오프너, 조개와 불가사리 마그넷, 위빙, 모빌, 키링, 차량용방향제, 파도그림 등등을 구했다.
그리고 동문재래시장에 가서 오메기떡도 한아름 사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제주공항엘 왔다. 놀라운 일 하나. 탑승수속 밟는 줄에서 L사장님을 만났다. L사장님은 오래전부터 내가 팬이자,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인 사이. 안 그래도 우리가 온 같은 날에 제주도로 오신다고는 들었는데 떠나는 날도 같은 줄은, 게다가 같은 비행기 일 줄은, 심지어 바로 앞뒤 좌석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인연은 인연인가 보다.
설마했는데 바로 앞자리, L사장님ㅋㅋㅋㅋㅋ
내 취향의 것들이 가득했던 선물가게, 바다보석.
그냥, 우리 :-)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 (어쩌면 ㅎ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