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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 Dec 19. 2019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하는 것

허리야 허리야




어젯밤.

2층 계단을 내려가던 중이었다.

'우당탕탕탕~!!!!'

정신 차려보니 나는 이미 개구리 자세로 누워있었고

오른쪽 허리는 계단 모서리에 쿡 찍혀있었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오빠가 일으켜주었다.


자고 일어나면 더 심해지지 않기를.

(쓰임전 치르는데 지장 없기를, 제발)

허리를 파스 연고로 도배한 채

그렇게 잠을 청했다.


오늘 아침, 뜨거운 전기매트 위에서 눈을 뜬 순간.

'통증이 좀 멎은 거 같은데?'

했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에 콩떡이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얼마나 끙끙대었는지,

상체 굽힘이 안돼서

머리를 감지 못하였고

양말도 신지 못하였고

벗은 잠옷 바지는 바닥에서 주워 올리지 못했다.


우선 작업실로 출근한 뒤

한의원으로 갈 채비를 했다.

차에 올라타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던가.

한바탕 윽 억 흐윽 악 소리를 내며 한참 만에야 겨우 올라탔고, 핸들을 많이 돌릴 때마다

오른쪽 허리는 극심한 통증을 내비치었다.


(그사이 오늘 근무는 이대로 안 되겠다 싶어

휴무 공지를 올렸다.)



한의원에서.


앉으라는데 앉지를 못하고

살짝 건드는데 나도 모르게 악! 했더니

이렇게만 해도 아프냐며 놀라신다.

큰일 날 뻔했다고. 뼈와 뼈 사이 근육에 찍혀서

망정이지 자칫하면 뼈 부러졌을 거라고.

침, 그리고 사혈치료를 하고

마지막으로 허리에 테이핑을 했다.

당분간 될 수 있으면 매일 치료받으러 오라 한다.

2주는 지나야 다 나을 거라고.


내일모레 쓰임전은...?

다음 주의 식품업종 사회적 기업 클래스는...?

그다음 주의 울릉도 구상여행은......?

마음이 답답하군 :' (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하는 것
내 소중한 몸.







병원 징하게 안가는 내가 병원에 왔다는 건 도저히 못견디겠다는 뜻.


한 번에 먹는 약 양이 이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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