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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터치 우주 Mar 23. 2020

디지털 거리 좁히기

요즘 기댈 곳은 디지털 세상 뿐

3월 19일에 스웨덴에서 한국으로 귀국했다. 어제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강화 조치가 내려지기 전에 입국했으며 무증상자이기 때문에 나는 자가 격리 대상자가 아니다. 하지만 유럽발 무증상자의 확진 사례가 많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자발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강제로 집 밖을 못나가게 된 상황이라면 또 느낌이 다르겠지만 성인이 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집순이 생활은 나의 평범한 일상이 되곤 한다. 


사실 14일의 자가격리는 내 선택이긴 하지만 사회적으로 내게 내려진 반강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꼼짝없이 14일 동안 집밖을 나가지 않는 것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주 고통스러울것 같지는 않다. 그림 작업을 하느라 집앞 편의점만 몇번 나 갔다 오고 열흘 정도는 집밖에 나가지 않았던 시기를 몇번 보낸것 같기도 하다.

혼자 보내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디지털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집순이 생활이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인터넷 속도 빵빵하게 나오고, 거의 모든 것이 하루 이틀 안으로 배달이 가능한 나라. 평소에도 인터넷 장보기를 해오던 내게는 단기간의 자발적 자가격리는 흔히 있는 일상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14일이란 시간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조금 길고 지루한 일상이긴 할 것이다. 


또 스웨덴에서 테니스를 치다가 발목 인대가 조금 불편진 나의 상황 역시 자가격리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어차피 밖에 나가서 운동을 못하는 상황으로 14일간의 자가격리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요소이다.

테니스 치고 싶다

자가격리를 강요받는 그 불안 요소가 내게 더 큰 위협이고 언제 그 불안요소가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더 나를 힘들게 할것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자가격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만을 생각하며 즐겁게 하루 하루를 보내려고 나 스스로를 응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안과 걱정이 가장 큰 질병이다.


내가 14일간의 자가격리도 두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인터넷"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아무리 집에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더라도 쉽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나와 세상을 연결 시켜 주는 디지털이 있음에 감사하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요즘이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는 한없이 자유롭다. 어느때보다 더 끈끈하게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가상 현실이지만 각자의 존재만으로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 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일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오늘부터 카카오 프로젝트 100일 습관만들기 인증이 시작된다. 나는 프로젝트를 개설한 매니져로 함께 할 사람들을 모집하기도 했지만, 다른 프로젝트들에 멤버로 참여하기도 한다. 그것도 4개나 신청했다. 


온라인으로 마음껏 소통하고 공통된 무엇인가를 함께 이루어 나간다는 것이 요즘 시기에 큰 힘이 될것 같다. 또 24시간이란 시간을 온전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나같은 프리랜서에게는 더욱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들이다. 


내 앞에 주어진 시간의 자유 앞에 보통의 의지로는 내가 계획한대로 하루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 습관으로 만들고 싶었던, 내가 하고 싶었던 무언가를 규칙적으로 해내는데 온라인 모임이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인터넷과 온라인 모임이 있어서
나의 자발적 격리 생활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뭔가 든든하고 설레인다. 행복하다.
그리고 나의 모든 일상이 감사하다.




나의 그림

나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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