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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터치 우주 Oct 03. 2020

어디까지 나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내년 5월 그림에세이 출간

내년 5월 그림에세이 출간을 목표로 출판사 미팅을 했다. 작년부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에 투고를 해볼까, 독립출판을 해볼까 고민 하다가 시간에 쫓기기 싫어서 독립출판을 하기로 결심했다. 시간에 쫓기기 싫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두려움 때문에 출판사를 두드려 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한번도 책을 내지 않은 작가의 글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것 같았다. "포기" 했다 말하기 싫으니, "도전"을 포기한 것이다. 


스스로 정한 데드라인에 맞춰 책을 쓴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로는 불가능했다. 내 의지를 뛰어 넘는 절실함, 절박함도 내게는 없었다. 그 당시에 그림이 글쓰기 보다 더 절박했다. 그렇게 책쓰기는 우선순위에 밀리며 시간은 흘렀다. 나는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기 시작했고 나에게 찾아온 새로운 경험들을 해내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전시 일정이 완전히 겹쳐버린 개인전과 단체전을 준비 하느라 봄과 여름을 온전히 작업 하면서 보냈다. 나는 책을 통해 휴식 하고 힐링을 하는 사람인데, 인풋은 없고 아웃풋만 만들어 내는 하루의 연속이였다. 그럼에도 그림 작업에 완전히 빠져서 정신이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전시를 준시 하는 것이 고행이였다면, 잠시 멈춰서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했겠지만, 그림 작업이 너무 좋아서 스스로 멈추지를 못했다. 


8월 중순 모든 전시 일정이 끝이 났고, 나는 집에 틀어박혔다. 책을 읽을 수 있음에 너무 감사했고, 피폐해진 정신도 돌아볼 수 있었다. 전시 과정에 수많은 일들이 생겼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였다. 


이제껏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연류 되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진행 상황을 지켜 보면서, 자문을 얻어 차근 차근 공개해볼 생각이다. 힘들었던 전시 기간 동안,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훨씬 강해졌다. 감사하게도 전시장에 한 출판사 대표님께서 찾아와 주셨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책을 출간할 저자와 에디터의 미팅은 아니였다. 


8월 중순 모든 전시가 끝나고 나에게 여유가 찾아왔다. 전시가 끝나면 당장 내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고 소개를 받아야겠다고 다짐 했었는데, 막상 모든 일정이 끝나니 또 다시 두려움과 게으름이 찾아왔다. 그리고 전시 이후로 미뤄두었던 일들을 처리 하느라 또 다시 시간은 흐르고 있었고 그렇게 한달이 넘는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내가 책을 쓸 수 있을까?
내 책을 선택해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책을 쓰긴 쓰겠는데, 팔릴 수 있을까?


평소 많은 힘이 되어 주시는 조연심 대표님께 무작정 메세지를 보냈고 전화 미팅을 했다. 돈으로 따지자면 수백만원에 해당하는 컨설팅을 받은 기분이였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진심어린 조언들과 코칭을 해주신 대표님. 대표님과의 전화 상담을 거쳐 나는 그 동안 새로운 일 앞에 망설였던 실체를 만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크게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내가 무슨 일을 하던지 관심이 없다.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신경 쓸 필요없다.
사람들은 내게 그렇게 관심이 없다.

많은 사람들과 자기개발 책을 통해 들었던 내용들이다. 하지만 내가 믿고 존경하는 대표님의 입을 통해 직접 들으니 너무나 와닿았다. 행동할 수 있을것 같았다. 대표님과의 전화 미팅을 통해 많은 용기와 방법을 얻었다. 


추석 연휴 동안 꼭 해야겠다 다짐 했던 리스트들 중에서 "샘플 원고 시작하기"가 있었다. 나는 텍스트큐브 김무영 대표님과 나의 첫 책을 쓰기로 결심했는데, 첫 미팅에서 내가 받은 미션은 샘플 원고를 써서 보내달라는 것이 있었다. 책의 첫장에 해당하는 내용을 써야 한다. 9월 중순경 미팅을 하고, 또 다른 일들에 밀려서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추석 연휴에는 반드시 시작해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어제 드디어 처음으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은 늘 어렵다. 그런데 또 막상 시작이 되고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술술 써지고 재밌는거다. 내가 경험했던 많은 일들에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 처음 시작하기가 망설여지고 해내기 힘든 일들도, 막상 큰 맘먹고 시작해 보면 별것 아닌, 그냥 재밌는 일들 중에 하나가 되어 버린다. 과정은 언제나 즐겁다. 결과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어쨌든 과정 자체는 재미있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은 게을러서가 아니다.
결과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조차 안한다.

많은 그림 파일들 중에서 2018년 겨울의 문턱에서 내가 처음으로 그렸던 그림을 찾았다. 그 그림을 그렸을 당시의 내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내가 하고 있는 모든 디지털 기록은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나기 위함이다. 2018년도의 나를 만나니 새롭고 재밌기도 했지만, 낯설고 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림에 담긴 나의 모습을 마주한다는 것. 그 당시에는 내가 그림에 담기고 있는지도 모른채, 그냥 그림을 그렸다. 

나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어디까지 내 책에 담아낼 수 있을까. 내 책은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 것일까. 길지도 않은 시간, 최근 내 인생의 2년전. 불과 2년간의 이야기를 그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낼 생각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집필 과정 자체는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결과도 좋아야 한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은 당연하다. 이 욕심이 없다면 시작도 못했겠지. 


나는 어떤 새로운 일을 하게되면 요란하게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시작을 하고, 그 시작하게 된 과정을 뒤늦게 적어 놓는다. 이번 책쓰기 작업도 그렇다. 겨우 샘플 원고를 쓰기 시작했으면서 이렇게나 요란하게 내 브런치에 그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니. 어제는 계획대로 샘플 원고를 시작한 나의 모습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인증샷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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