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by 자명

어떤 분이 주차를 헤맨다. 길을 지나가던 어떤 아저씨가 손으로 "오라이~ 더더더더"를 외친다. 답답했는지 나오라며 자신이 주차를 해준다. 덕분에 차주는 주차를 쉽게 했다.


한 번은 내가 학생일 때였는데, 버스를 탔는데 내가 큰 가방을 메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계시던 아주머니께서

"학생 그 가방 줘요."

"네?"

"무거우니까 내가 들고 있게 줘봐."

그분은 내 가방을 자신의 무릎 위에 두셨다.

감사한 분이다. 그 일 이후로 나도 그렇게 한다.


국어사전에서의 오지랖은 '이 일 저 일에 관심도 많고 참견도 많이 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게 좋게 작용되면 살면서 누군지도 모르는 타인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많이 받는다.


나도 오지랖이 있는 편이라 모르는 사람들까지 잘 도와주는 편인데, 생각해 보면 '오지랖'의 근원은 과거의 나의 경험이 아닐까 싶다. 내가 예전에 힘들었으니까 내가 예전에 어려웠으니까 저 사람도 지금 힘들고 어려울 텐데 싶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마음. 혹은 내 경험은 없었어도 공감능력이 발휘돼서 역지사지해 보니까 도와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런 마음으로 오지랖 떨게 되는 것 같다. '타인을 위한 걱정'에서 시작되는 마음.


어르신들이 내게 결혼 전에는 '시집가야지~~'라거나, 결혼을 했더니 '아이는 낳을 거지?'라거나, '둘은 낳아야지'같은 소릴 들을 때면 그 관심이 불편하긴 해도 그분들의 마음은 알겠어서 그냥 그러려니 웃음으로 답한다. '나한테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냥 그 오지랖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싫진 않더라. 1절로 안 끝나고 2절 3절 반복하면 불편하긴 하지만...


저번에는 감기 걸려서 자주 가던 카페에서 유자차를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감기 걸렸냐고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했더니, 직접 담근 생강청이 있는데 이건 약이라면서 숟가락으로 가득 뜨시더니 "이거 약이야. 감기가 똑 떨어질 거야"라고 하시면서 반강제로 생강청을 먹여주셨다.

그래도 그런 성격의 어르신들은 내가 기침이라도 하면 감기에 좋다면서 주머니에 갑자기 귤을 넣어주시거나 저기 어디 카페에 쌍화차 잘하는 집이 있는데 거기 가서 쌍화차를 꼭 먹으라는 오지랖 담긴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라서 마음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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