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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Apr 12. 2024

타투

나는 타투를 예술로 보는 시각이라서 타투를 좋아한다.

예전에 아동미술을 할 때 가끔 행사에서 아이들에게 핸드페인팅, 페이스페인팅을 행사 이벤트로  적이 있는데 피부에 붓으로 그리는 느낌은 종이나 캔버스에 그리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쑥 들어가는 그 말랑함 위에 그려야 하는 작업은 형태가 찌그러지기가 더 쉽다. 명암도 더 어렵다. 아이들 피부라서 더 말랑해서 어려웠고 아이들이라 면적이 작아서 더 어려웠던 것도 있겠지만 많이 하다 보니 할만해지기도 했는데 그것은 그 당시 내가 아이들이 좋아할 간단한 것을 그려서일지도 모르고 피부 속이 아니라 피부 위에 붓으로 그려서일 것이다.


아는 작가분 중에 인두화를 하시는 분이 있는데 인두화는 나무에 불로 그을려서 그림을 그린다. 그분은 말씀하셨다.

"나무들은 살아있고 그 나무마다 사람처럼 나무의 피부가 달라요. 나무 결이 다르고 느낌이 달라요. 그래서 처음 시작했을 땐 종이나 캔버스에 그릴 때보다 어려웠어요."


타투이스트분께 들은 이야기로는 사람마다 살성이 달라서 타투시술을 할 때 느낌이 다 르다고 한다. 붓으로 피부 겉에 그리는 것도 아니고 피부 속의 깊이를 생각하며 손의 힘을 조절하는 것은 더 어려울 거라 생각이 든다. 너무 깊어도 안되고 너무 얕아도 안되고 한번 하면 영구적이니까 그 그림을 피부에 받는 사람을 위해 그만큼 전문성이 더 요구되는 작업이라고 생각이 든다.


타투는 시술자의 실력 30% + 시술받은 사람의 관리 70%로 완성되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예술이라고 한다. 그려주신 분의 그림이 제대로 완성이 되게끔

나는 관리에 철저히 신경 쓰는 타입이다. 내가 관리를 못해서 그리신 분의 작품을 망치고 싶지 않다. 함께 완성하는 예술이니까.


그림을 잘 그리는 타투이스트들의 작업을 보면

'와 이걸 도대체 어떻게 그렸지?'싶은 경이로운 작품들도 있다. 형태를 그리고 명암을 넣으며 그림을 그려내는데 예술이 아니면 무엇이겠나.


내가 진짜 감동했던 작업은 타투이스트 Doy님의 손톱 그림이었다. 손톱이 없는 사람에게 손톱을 만들어드린 그 작품은 정말 멋졌다. 세상에 꼭 필요한 그림을 그리는 존경스러운 작업이었다.

- 출처: 타투이스트 Doy님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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