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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올라간 아기

마지막 인사

by 자명

계류유산으로 아기를 잃고 한 달쯤, 갑자기 남편이 해줄 얘기가 있다고 했다. 얘길 할까 말까 고민했다며 하는 얘기가,
"어젯밤에 꿈을 꿨는데 우리 안방이 나왔어. 우리 침대에 나랑 여보가 있는데 가운데에 하얀 옷을 입은 어떤 아기가 날 보며 웃고 있었어. 이렇게 귀엽고 예쁜 아기는 누구지? 하면서 귀여워서 쓰담쓰담해 줬는데 아기가 웃었어. 그러더니 아기가 여보를 보고 웃는데 여보도 아기를 쓰담쓰담해 줬고 아기가 웃었어. 그러다가 '아! 우리 꼬동이구나!' 하는 순간 꿈에서 깼어."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딱 드는 생각은 '하늘나라에 간 우리 아기가 잘 있다고 엄마아빠한테 인사하러 왔구나..'여서 울었다.


계속 아기 생각이 나서 슬픈 하루였다. 아니, 슬프다기보단 하얀 옷을 입고 웃고 있었다니까 좋은 곳으로 잘 간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의 눈물이었다. 문득 친한 타로리더님이 생각나서 그분에게 카톡으로 꿈얘기를 했는데, 타로리딩을 위해 얘기한 건 아니고 그냥 얘기한 건데 타로리더님이 남겨주신 카톡을 새벽에 보고 펑펑 울었다.


"아기가 꿈에 나온 게 맞는 것 같아요. 아기가 왜 꿈에 나왔냐면 사실 어느 정도 하고 싶은 말도 있었고 특히 엄마 때문이라고 해요. 엄마가 자기 때문에 제대로 일상에 신경을 못쓰고 늘 쳐져있는 걸 알고 있대요. 근데 엄마 꿈에 나오자니 엄마가 너무 슬퍼할 것 같더래요. 엄마가 자기 때문에 할 일을 못하면 안 된다고 그렇게 말하고 아빠한테는 너무 생각을 깊게 하지 말고 털어버리라고 잘 지낼 수 있다고 그러네요. 엄마한테는 또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고 이것도 다 하늘에 뜻이었을 거라고 자기는 지금 너무 자유로운 곳에 있으니까 엄마가 안 슬퍼했으면 좋겠대요. 엄마와의 추억을 기억해요 아기가. 엄마는 늘 자기를 생각하면서 화목한 과정을 꿈꿨다는 걸 안대요. 그리고 엄마가 날 엄청 사랑한다는 것도 알았고, 늘 무사히 잘 있다가 건강히 오라는 그 마음도 알았대요. 오히려 자기가 계속 있었으면 엄마가 아팠을 수도 있었다면서 지금이 끝이 아니라 또다시 만날 거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단지 이번생에만 현실인연이 아니었다고 그래요. 엄마가 다시 예쁜 아기를 가졌으면 좋겠지만, 그보다 엄마가 가장 먼저 마음이 괜찮아지면 좋겠다네요."


못 지켜준 것 같은 죄책감과 미안함이 가슴을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타로리더님의 꿈해몽 리딩에 아기가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너무나도 착한 우리 아기가 너무나도 예뻐서.....

좋은 곳에서 행복하길, 우리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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