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미술대회
유아~초등학생이 참여하는 '어린이 미술대회'는 소풍처럼 가족이 다 같이 와서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도 먹으면서 재미있는 분위기로 진행되는 걸 많이 보게 된다. 아이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아빠가 물통에 물도 담아 오고, 엄마는 김밥을 아이 입에 넣어주기도 한다. 내가 어릴 적에도 그랬다. 어린이 미술대회는 온 가족이 다 함께 아이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아이에게 좋은 추억이 된다.
그러나 안타까울 때가 있기도 한데 '아이의 그림을 어른이 그려주는 경우'이다. 여러 대회를 가보면 어떤 아이는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그리는데 어떤 아이는 옆에서 엄마 또는 아빠가 '이렇게 해 저렇게 해' 지시하거나, 답답한지 직접 크레파스를 손에 쥐고 칠하기도 한다. 이것은 아이의 자신감도 떨어뜨리게 된다. 그리고 큰 상을 받기도 어렵다. 어른이 손댄 거를 설마 모를 거라 생각하는 걸까? 심사위원들은 다 안다. 공정한 심사를 하는 대회라면 어른이 손을 댄 그림은 큰 상을 주지 않는다. 어른이 손을 대는 순간 대회의 분위기도 이상해진다. '저 부모는 대신 그려주는데 나도 그래야 하나?' 하면서 너도나도 아이의 그림에 손을 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회를 진행할 때 "아이 그림에 손대지 마세요~"를 외치고 다니게 된다. 그러면 아이 그림에 손대던 분들이 후다닥 크레파스도 붓도 다 내려놓으신다. 간혹 학원 선생님이 대회까지 따라와서 그림을 봐주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이런 행동들을 좋게 보지 않는다. 아이들이 스스로 그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의 손이 닿는 순간 아이의 그림은 더 이상 아이의 그림이 아니게 된다. 어른의 시각에서 볼 때 비록 못 그려 보이거나 조금 느리더라도 아이가 끝까지 스스로 그려내도록 가만히 두면 좋겠다.
'어린이 미술대회'는 상을 받는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완성해 내며 성취감을 얻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