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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바라기 Sep 27. 2023

02. 제주에서 살게 된 이유

시원한 자유를 느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

가끔 하던 생각이었다. 이번에 제주를 한 달 여행하면서 그 생각이 더 진해졌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디서 살아보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새로운 에서 살게 되면 아는 사람이 없기에 여자 혼자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다음은 현실적으로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점이 떠올랐다. 결국 사람이 꽤 살면서 도시느낌이 나고 자연도 좀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건데, 이건 서울이 아닌가. 하지만 서울은 벗어나고 싶고... 그래서 떠오른 것이 부산이었다.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걸리는 것이 많았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완벽한 계획이란 없고, 큰 목표를 위해 자잘한 것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나였기에 가능한 무시였다.








고민 끝에 제주에서 살아보기로 했다.



부산으로 가자는 생각이 확고해질 무렵 장소가 제주로 바뀌게 되었다.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웃기게도 한 남자 때문이었다. 그 남자도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에 쉬러 왔고 우린 우연히 만나서 눈이 맞아버렸다. 서울에서 만났다면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 같던 남자였다. 그리고 이 남자를 만나고 알았다. 나는 남자 목소리에 반한다는 것을.. 홍대에서 꽤 유명한 롹커였던 그는 아름답고 낭만이 가득한 바다에서 기타를 치며 나에게 노래를 불러주었고, 난 넘어갔고, 그렇게 지금의 내 남편이 되었다.







제주살이를 결심하고 나니 행동력이 과감한 편이었던 나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빠르게 운전면허를 따고 빠르게 산 중고차에 옷 몇 가지와 코펠 하나를 챙겨 제주로 내려왔다. 이때는 지금의 남편과 연인시절이었기에 나만의 집을 계약했고, 내 인생 처음으로 혼자만의 공간을 갖게 되었다. 아는 사람이라곤 롹커 한 명뿐인 익숙하지 않은 환경의 제주는 나에게 많은 감정을 안겨주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내 마음을 가득 채운 것은 시원한 자유라는 감정이었다.  





시원한 자유가 느껴진다    <자연바라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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