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a Modersohn Becker] + 영화 파울라
독일의 여류화가 파울라 모더존 베커 + 영화 Paula 이야기
19세기 말 독일 화단은 보다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정밀성을 요구하는 그런 시기였다. 하지만 이때 등장한 어느 젊은 여성작가는 이와는 다른 격의 없는 태도로 생동감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등장시기에 그녀는 여성작가라는 이유와 당시 시대화풍으로 인하여 그림이 투박하고 유아적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때였다. 누드 자화상을 그린 첫 여성 화가이자 독일 표현주의 선구자인 파울라 모더존 베커[Paula Modersohn Becker]를 두고 한 이야기이다. 흔히 독일 표현주의는 사실적인 묘사보다 심상(心象)을 중시하며 예술의 진정한 목적은 감정과 감각의 표현이라 정의되고는 한다. 당시 분위기가 비장하고 낭만적인 느낌의 표현이 대두되는 것과는 다른 낯설고 거칠며 때로는 미완성에 가까워 보인 표현주의 화풍의 중심에 서있는 파울라는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인 셈이다. 물론 현재의 시점에서 그녀의 그림이 옛것과는 다른 변화지향적인 느낌이 있었음에도 당시 사회상은 여전히 남성의 경제적 지원 없이는 여성이 자립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만연했기 때문에 보다 안타깝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 시대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려는 그녀의 힘에 다시 한 번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영화를 살펴보면 파울라 외에 실존했던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흥밋거리이다. 파울라 추천인이자 솔메이트인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부인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호프 (그녀는 실제 생계를 위하여 로댕의 작업실에서 일을 하였다) 그리고 로뎅과 그의 연인 카미유 클로델 등 인간 군상의 모습이 영화로 하여금 다양하게 표출된다. 물론 이러한 인간관계의 묘사가 ‘파울라’ 라는 한 예술가의 고뇌와 예술적 깊이를 묘사하는데 대치되는 요소이긴 하지만 전기 영화의 어쩔 수 없는 모습이기에 영화 ‘파울라’라는 한 예술가의 면모와 당시 시대상 전체의 면을 보고 관람할 필요가 있겠다.
한편 영화를 보는 초중반에는 파울라의 작품은 볼 수 없고 중후반부터 드러나기 때문에 보는 자세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즉 작품이 드러나기까지 그녀가 겪는 땀과 세월의 과정을 엿보며 포커스를 맞추다보면, 중후반에야 보여지는 그녀의 작품이 보다 선명함으로 다가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 죽기 전에 ‘걸작 세 점과 아이 한 명을 세상에 남기고 싶다’던 파울라는 시대의 편견에 맞서 예술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31세에 요절한다.
[파울라 모더존 베커(1876~1907)]
하지만 최초의 누드 자화상을 그린 그녀로서 프리다 칼로 등 후대 여성 화가에게 큰 영향을 미친 점은 그녀의 인생이 (당시 고된 환경이었음에도) 결코 헛된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그녀의 작품 감상과 더불어 보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영화를 관람하며 그녀의 인생을 돌아보면 좋은 인생 공부가 되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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