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 시립미술관에는 서울 미디어시티 비엔날레가 한창이다. <좋은 삶>을 주제로 하는 이번 서울 미디어시티 비엔날레의 세부 주제 중 하나는 <모두의 인공지능>으로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해 생각해볼 지점을 던진다. 사실, '인공지능'이란 단어는 최근에 내가 '4차 산업혁명'에 이어서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명암은 무엇일까? '인공지능'을 주제로 예술을 하고 있는 지금 시점의 예술 작품들은 대부분 창의성의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위협할 수 있는 인간의 실존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내가 전시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인 마이크 타이카의 <Us and Them>을 소개하고자 한다.
Us and Them
Kinetic Installation
2018, Commissioned by Seoul Museum of Art
마이크 타이카(Mike Tyka)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상단의 프린터를 통해 계속적으로 산출되는 종이 뭉치들이다. 종이 뭉치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트위터 유저가 포스팅한 수 많은 뉴스 내용들이 적혀 있으며, 이는 미국 대선 이후 가짜 뉴스라고 판별된 트위터 봇들이 산출한 약200,000개의 포스팅을 LSTM 모델로 훈련시킨 결과물이다. 트위터 A.I 봇은 계속해서 트윗을 산출하며 자신을 진화시키고 발전시킨다.
더욱이 포스팅을 쏟아내고 있는 트위터 유저 또한 실존 인물들이 아니다. 이들은 작가가 Flickr 라는 온라인 이미지 사이트에서 수천 장의 사람 이미지를 훈련시켜 탄생한 가상의 인물들이다. 하지만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진실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는 텍스트와 인물들이다.
가운데 놓여진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이윽고 20대의 프린터에서 쏟아져 나오는 트위터 뭉치들에 파묻히게 된다. 마치, 쏟아져 나오는 SNS 내용에 의해 우리의 현재를 특정하지 못하는 상황인 듯하다.
최근에 트위터는 정책을 강화하여, 트위터 유저들의 정보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자동화봇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인 셈이다. (트위터 자동화봇을 만들기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목적과 사용 방법을 기술하고, 최종적으로 관리자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을 뿐이고 우리는 비로소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에 도래한 셈이다. 연결성이 필수가 된 지금 시점에서, 작가는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기술 융합 시대에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메시지를 던진다.
⊙ 출처: 마이크 타이카 작품 소개 페이지 http://www.miketyka.com/?p=usandthem
아트렉처 객원에디터_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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