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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Feb 21. 2019

파이널리스트

Opgelegd werk, Imposed Piece

파이널리스트

Opgelegd werk, Imposed Piece



감독 브레히트 반후니커

출연 이지윤(본인), 윌리엄 칭웨이(본인), 임지영(본인) 외



(클래식 바이올린의 등용문인)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에 참여하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의 8일간의 여정을 다룬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로 매 프레임마다 긴박감을 더하고 있다. 최종 연주하기까지 바이올리니스트의 고뇌와 아픔 그리고 쏟아지는 그들의 열정을 카메라에 담아낸 감독 브레히트 반후니커는 고뇌하는 생각에서부터 연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균형감 있게 전달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배경이 세계적인 콩쿠르라는 점에서, 그리고 최종 결승에 진출한 12명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국인이 3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감독의 연출 초점을 떠나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중요 요소 중 하나이다.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다 보니 아무래도 미래에 대한 고민은 여타 다른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음악인으로서 생계도 유지해야 하는 고민도 함께 화면프레임 그대로 비치며 청춘의 초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를 뒤로하고 현재라는 (콩쿠르 참가) 시간에만 몰두하는 이들의 표정과 행동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더 나아가 비장미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사실, 이들에게 주어질 미래의 시간을 뒤로하고 이미 던져진 시간 속에서 경험하는 행위에 다소 초점이 맞추어져 다큐멘터리다운 긴장감은 (실제 영화의 행위자만큼이나) 느껴질지 모르지만. 중간중간 이어지는 행위들로부터 결말로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은 다소 부족할 수 있기에 영화적인 흥미도는 떨어질지 모른다. 오로지 콩쿠르를 위해서 (연주라는 행위 이외에는 할 수 없는) 폐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경연자들의 고뇌와 순간순간의 행위를 기록하는 데 중점을 맞춘 이 영화는 깊은 고뇌에서 연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각적인 이미지보다 바이올린의 선율까지 들어보고 생각을 해봐야 할 듯하다. 물론 진한 여운을 위해 더욱 장기적인 음악의 선율을 화면 안에 담아내고 풀어내기까지의 시간이 영화 전반부에서 짧게만 느껴지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스카이캐슬에서 연출되었지만. 극심한 경쟁 관계에서 오는 절망감 그리고 삶이 마치 쳇바퀴처럼 움직이는 동일한 패턴들을 영화 프레임에 담아내 현실 그대로 표현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아무리 영화이고 드라마라도 청춘들의 고뇌와 경쟁에서 오는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는 픽션이나 논픽션이나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 파이널리스트 또한 극한 긴장감을 프레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편, 영화가 종반부로 향할수록 느껴졌던 긴장감은 되레 반전으로 현상을 더욱 슬프게 할지 모른다. 마지막 순간을 위해 흘러온 여러 화면이 다소 지루한 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이 과정 자체가 아픔과 반성으로 다가와 숙연하게 만들어 버리는 영화로부터, 현실을 살아가고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들로 하여금 (영화적 흥미와 연출을 떠나) 다시 한번 돌아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최근 여러 개봉된 음악영화들과 달리 현실과 가장 가까운 영화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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