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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Dec 21. 2018

분할과 생성

존재의 형식으로 보는 아방가르드

분할과 생성_존재의 형식으로 보는 아방가르드


-1. 지난시간

(전편보기)


지난시간은 우리는 인상파들의 활동과 작품을 프로토랭귀지proto-language로 살펴보았다. 어떤 사건 혹은 개념은 '기원-정의-연결-유의'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통해서 예시로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막상 눈을 들어 살펴보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프로토랭귀지 같이 프로토컨셉을 가지고 있다. 어떤 원초적인 개념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항상 기원이 있고, 그 기원이 어떤 시간의 흐름의 4차원적 공간을 지나면서 그 당시의 '정의'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정의된 것은 이제 다른 존재와 사선과 시간과 연결되면서 자신의 '현상학적 장'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것은 마지막으로 계속 반복되면서도 다른 것과는 다른 특징을 띄게 된다.





우리가 1장에 살펴보았던 5p의 인식론을 가지고서 프로토랭귀지의 각각의 단계에서도 5가지의 깊이로 분석이 가능해진다. 기원론을 예로 들면, '예술'이라는 개념이 시작될 때 그 전제가 되었던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땠는지, 예술을 이루는 원리는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로 예술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마지막으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되면 '기원론'의 분석을 마칠 수 있다. 그리고 정의론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5p를 도입해서 전제까지 분석할 수 있다. 지난시간 우리는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하나씩 살펴보았고 조금 어렵긴 하지만 누군가는 연습해보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0. 들어가기


오늘은 존재의 형식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사물들은 오늘 소개할 존재의 형식의 어느 지점에 속하고 있다. 그리고 예술은 이것을 이용해서 구상을 할 수도 있고 추상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어느 회에 다룰 지는 모르겠지만 프렉탈을 이용해서 큰 사물과 구조들의 작은 부분들을 같은 유형으로 구성할 수도, 추상해 볼 수도 있다. 일종의 빅피쳐이기도 한데, 지금은 실체와 현상을 분석할 module을 다루고 있다. 모듈이라는 것은 가장 작은 단위의 조립품으로 그것자체로는 제대로 역할을 못하지만 여러개의 모듈이 모여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그것이 모여서 일종의 사회society를 이룬다. 모듈module이 몇개 모이면 모델model이 되고, 모델이 모여서 어떤 흐름을 만들어내면 모드mode가 된다. 존재의 형식을 다루는 도식을 살펴보면서 하나하나 우리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1. zero to one


몇년 전 피터틸이 쓴 'zeo to one'이라는 책이 유행을 했었다. 이책의 주제는 자신만의 것에서 시작해서 1이라는 완전수로 가라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는 자신의 분야에서 자기다움으로 독점monopoly해야 성공한다는 의미였다. 물론 경영학에서야 돈을 벌기위한 방식으로 독점적인 포지셔닝을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이것이 주는 철학적 함의는 대단히 크다. 새롭고 자신만의 것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제로포인트에서 1로 나아가야 한다. 1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1만시간의 법칙'이라고 하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하고 1로 넘어가는 티핑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은 그렇지가 않다. 이미 우리는 이미 1로 살고 있다. 1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이나 행동을 할 수가 없다. 문제는 이미 굳어진 1 안에 자기다움이 아닌 타자의 욕망의 개인적 트라우마와 어떤 희망과 노력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굳어진 1을 분해하는 작업인 'one to zero'를 먼저 하지 않으면 돌연변이나 아류작 혹은 사이비가 되는 경우가 쉽상이다. zero to one을 하기 전에 one to zero를 먼저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의 지평을 약간 넓었으니 아래와 같이 도식으로 알아보자. 




one to zero로 가기 위한 방법은 이미 굳어진 존재의 특징을 분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에 비판적사고critical thinking이 필요하다. 최대한 비판적으로 고민하고 뜯어보고 분할하는 과정에서 내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고정관념과 습성들이 헤체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사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해체의 과정을 우리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사상으로 접하게 되었다. 분할하기를 통해서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 이와의 것과 나의 과거의 것으로 나누어서 보여진다. zero로 돌아가다는 것은 사실 자신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거대한 두려움과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 제레미 레프킨이 이야기한 '더 무질서한 상태'로 나아가는 엔트로피entropy가 발생하는 것이다. 질서가 살지고 길이 사라지고, '나'라는 정체성도 사라진 사이에서 방황하는 것은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렇게 zero로 돌아가서 분리해 놓은 것들을 정리하고 나면 이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기본이 마련된다. 



zero to one으로 걷는 길은 질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새롭게 창조하는 생각creative thinking이 주된 사고의 방법론이 된다. 분할된 점들은 서로 연결하면서 나름의 질서를 잡아가기 시작하고 이전에 없던 자신만의 연결이 생기면서 고유한 연결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연결이 중첩되고 쌓이면서 1이라는 자기 개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을 여러방면에서 '구성주의'라고 이야기하며 새로운 융합과 작품들이 탄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회에서 알아보겠지만 이것을 나누는 과정에서 mode-model-module의 과정을 겪으면서 zero to one이 진행된다. 분할하면서 자신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으로 미분되어 가고, 생성되면서 자신의 영향력과, 사회적인 위치, 본질의 부피가 붙게 되어 가는 적분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2. one to zero, 아방가르드


아래 그림은 아방가르드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뒤샹의 작품이다. 뒤샹의 작품이 세상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예술의 퇴폐화경향을 이야기했고, 새로운 사조가 아니라 예술의 위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고 이 작품은 포스트모던의 시작을 알리면서 새로운 사회와 라이프스타인에 대한 인식론을 제공했다.  



뒤샹, '샘' 1917



뒤샹의 작품은 시작이다. 그 후에 나오는 수 많은 아방가르드를 추구하는 작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굳어져 있는 사상, 물건, 사람, 공동체를 분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합리성의 측면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독특한 작품이나 세계로 대변되던 과거의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 지고 있었다. 뒤샹이 표현한 변기는 하나의 오브제이다. 오브제라는 것은 기존의 예술에 반하는 형식을 창출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기성의 일용품이나 기계부품을 의미한다. 사물이 오브제 수준으로 분해되는 과정이 바로 one to zero이다. 이렇게 분할되는 오브제일수록, 더 많은 생성을 만들어낼 준비를 하게 된다. 존재의 형식의 측면에서 모더니즘이라는 총체성이 포스트모던이라는 개별성으로 변화되는 과정인 것이다. 기본적인 단위로 쪼개진 이상 이제 자율성이 생겨나고 다른 것들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났다. 이제야 zero to one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예술사조에서만이 아니라 사상과 우리의 사는 실재에서 아방가르드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모든 것들이 모듈화가 되고 여러가지 연결이 일어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난 것이다. 아래 그림들에서 다양하게 아방가르드를 실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존재의 형식에서 분할이 이루어져 모듈화까지 가서 다시 그것들일 새로운 모델로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3. zero to one, 아방가르드


이전시대에 비해서 전위적인 예술로 추앙받은 아방가르드는 사실은 모더니즘을 구성하는 요소였다. 모더니즘이 등장하는 현대의 시기를 열어냈던 최전방의 공격부대는 이제 포스트모던의 공격부대가 되었다. 합리성을 만들기 위해서 그전의 공통점과 전통을 깨부순 아방가르드는 시간과 장소를 옮겨와서 이제 새로운 연결과 생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방가르드가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과 그에 따른 특징을 정리하고 '아 이게 아방가르드구나!'라는 식의 이해를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그러한 변화, 철학, 관점은 어디에 있는가?를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무질서가 증가하는 엔트로피의 밑바닥까지 내려간 아방가르드는 다시 네트로피라는 질서의 체계로 등장한다. 그것이 모더니즘 시대에는 다다이즘으로 나타났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사상으로 나타난다. 포스트모던의 끝난에 나타난다는 키치문화나 그로우테스크 문화도 역시 아방가르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물을 분해하고, 사상을 분해하기 시작하면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판을 스스로 그려볼 수 있고, 자기만이 아는 덕후질의 정체성도 가질 수 있다. 



아방가르드패션은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방가르드를 고민하다가 렘쿨하스의 아방가르드적 건축까지 가게 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렘쿨하스가 자신의 그동안의 활동을 총괄하면서 'S,M,L,XL'를 출판하면서 스케일에 따른 공간의 다양한 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존재의 형시으로 보면 가장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나오게 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형식이 등장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방가르드의 범주는 예술을 넘어서 디자인과 건축까지 이르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는 기본적인 이론이 전제된다고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은 렘쿨하스의 건축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아방가르드적 건축의 형식들이다. 







우리가 처음부터 알아본 5p인식론 https://brunch.co.kr/@minnation/1038과 프로토랭귀지https://brunch.co.kr/@minnation/1063를 이해하고 이제 존재의 형식까지 왔다. 아방가르드가 가지고 있는 5p차원의 정신현상학적 이해를 수직적으로 해볼 수 있고, 기원에서부터 정의 그리고 연결과 유의까지 수평적으로도 알아 볼 수 있다. 오늘은 이것들과 함께 존재가 구성되는 형식으로서 'zero to one'을 알아보았다. 



+1, 모듈과 모델


다음시간에는 아방가르드에서 살펴본 존재의 가장 밑단에 작은 구성체인 모듈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모듈이 모여서 모델이 되고 그것이 모드화되는 과정을 스피노자와 들뢰즈의 철학을 통해서 알아볼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근본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존재론의 발현이 지금 우리가 표현하는 예술로 드러난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 




아트렉처 에디터_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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