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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Sep 30. 2018

proto-language와 인상

proto-language를 통한 인상주의 분석_아트렉쳐 연재 시리즈 2

https://brunch.co.kr/@minnation/1038



-1, 지난시간

지난 시간에 우리는 샤갈의 예술 세계는 5가지의 관점으로 돌아보았다. 누구나 그리고 어떤 존재나 다음의 5가지를 통해서 자기다움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돌아보면서 짧게 써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모든 것들의 가장 근본적인 시작은 존재론이다. 우리가 항상 전제하고 있는 것들인 존재들은 하나의 점과 같다. 그러한 점들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frame 그리고 그 존재들의 위치를 어디에다 둘 것인지positioning에 따라서 존재들의 구성과 연결관계가 달라진다. 이러한 존재론은 대게 presupposion으로 전제를 만들어 낸다. 존재들이 밝혀지면 이제 조내들 간의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존재들의 관계는 관점pespective을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관점은 점들로 찍혀진 것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생겨난다. [예를 들면 존재론에서 ‘사람-자연-진리’라는 존재론들의 연결을 생각해보면 ‘사람은 자연을 통해서 진리를 파악하는 존재이다’라는 방식으로 사람에 대한 관점을 잡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자연주의 혹은 범신론, 환경주의와 같은 관점들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자연-진리-사람’이라고 주어를 바꾸어서 존재들을 배치하면 자연은 진리를 만들어내고 사람은 그 진리를 살아내면서 자연의 일부가 된다’라는 관점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존재들의 연결은 보통은 인식론이라고 부른다. 세상과 자연 그리고 우주와 인간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차원의 관점에서 설명하면 존재론은 1차원 인식론은 2차원이다. 존재론이 선이라면 인식론은 면이다. 2차원의 면적들이 모이면서 이제 3차원의 윤리론이 만들어진다. 방향이 생기고 흐름이 생긴다. 무엇을 해야한다는 윤리론은 존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원리principle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원리를 실행performance이 행태론이고, 실행이 반복되면서 자기만의 개성personalizaiton이 만들어진다.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5가지의 관점을 서로 반복하면서 존재는 자기다움을 더욱 정교하게 복잡하게 만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시간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정리해야겠다.



0. 들어가기


proto-language, 메타언어

오늘 우리가 다룰 툴은 보통 언어학자들이 사용하는 Proto Language Tool이다. 보통 언어 밑 언어라고 해서 언어의 근원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언어와 이미지는, 특히 시각 이지는 동일하게 상징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상징체계의 전개방식을 언어 상징체계의 전개방식에서 힌트를 얻어서 살펴보자는 의미이다.) 어떤 언어의 근본을 찾아가는 다음의 4단계의 방식을 알 수 있다.



처음에 등장하는 것은 기원론이다. 언어의 기원을 찾아가서 그 기원이 지금까지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기원론etymology는 언어의 시초에서부터 현재까지 원형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그 다음은 현재 시점에서 정의론이 등장한다. 정의론definition은 흘러가는flow 언어의 내용을 핀셋처럼 꼭 집어서 지금은 이러한 용법으로 쓰인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정의론을 지나면 정의된 언어와 연결되는 연결론collocation이 등장한다. 연결론에서는 정의된 단어가 무엇과 연결되는지를 통해서 그 언어의 현상학적 장을 알아볼 수 있다. 그 언어가 어디까지 사용될 수 있고, 어디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그럼 이제 마지막 단계인 유의론에 다다른다. 한 단어 혹은 언어가 다른 비슷한 단어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여러가지 언어 속에서, 단어들 속에서 내가 찾아보는 단어들이 다른지를 찾아낼 수 있다. 4단계를 거치면서 단어는 더욱 정확해지고 언어는 명징성을 더욱 가지게 된다.


어떤 개념이나 사물의 온전한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의 기원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어떻게 정의된 체로 사용되고 있는지, 무엇과 연결되고 있는지, 그 연결이 다른 대상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 만약 pro-language 분석툴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자신의 글이나 작품이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서부터 어떤 것과 연결되고 다른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만들어낼 수 있다. 오늘 우리의 작업은 proto-language 툴을 가지고서 언어의 분석이 아니라 이미지의 분석을 시도하는 것이다. 시각예술의 입장에서 시각화된 이미지가 어떻게 예술로 변화할 수 있는지, 이미지의 전개 과정에서 어떤 것들을 생각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proto-language, 인상주의


proto-language의 개념을 가지고 인상주의와 인상파 화가들에 대해서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미술사나 철학사에서 어떤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개념을 이해하는데는 애매하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때가 많다. 첫시간에 알아본 5p의 분석론도 물론 가능하다. 그런데 5p의 방법론은 사실 세로축의 방법론이고 proto-language는 가로축의 방법론이다. 이 두가지가 합쳐지면 총 20가지의 방법으로 개념과 현상을 분석할 수 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니까 오늘은 일단 proto-language 분석론을 살펴보고 다음에 5p와 proto-language의 조합을 통해서 새로운 분석론을 만들어보자. 어슬렁어슬렁 인상주의로 넘어가보자.





1. Etymology, 인상주의


proto-language의 시작인 기원부터 살펴보자. 인상주의의 시작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계승해서 가지고오는 사실주의에서부터지만 이내 자신들의 빛에 대한 인상을 가지고서 나름의 화폭을 전개해 간다. '인상주의Impressionism'라는 명칭자체는 Le Charivary지에 기고한 Louis Leroy의 비평에 의해서 1874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모네가 그린 '해돋이 인상'을 보고서 물질로 구성된 본질보다는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오는 인상impression을 중심으로 화폭을 전개해 간 것이 그동안 본질 자체를 사실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사실주의와 다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상파들이 가지고 있던 변화의 기본적인 질문은 이런 것이다.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진리는 멈춰있는가? 진리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진리를 규정하는 공간은 어디인가?' 이런 고민들 가운데 인상파들이 등장했던 19세기의 진리는 과학적인 방법론들로 규정되고 안정된 체계들을 이야기했다. 르네상스 이후에 인간중심으로 인문주의가 다시 부흥했지만 과학이 가지고 온 문자와 숫자의 형식들은 체계를 만들고 인간을 다시 사라지게 만들었다. 살롱들에 걸리는 작품들이 대략 1000개정도가 된다면 그중에 한 작품 걸어놓는 것도 힘든 시기에 인상파화가들 몇명이 모여서 살롱이 열리는 건너편 옥탑방에서 인상주의 그림들을 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이상한 주제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주제 때문에 당시의 사실주의나 자연주의 풍조에서는 매우 낯설은 것들이었다.


클로드 모네의 '해돋이 인상'으로 부터 인상주의는 시작된다.




2. Definition, 인상주의


계속해서proto-language의 두번째인 정의에 대해서 알아보자.  인상주의를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인상주의는 '전통적인 회화화법을 거부하고 색체와 색조, 질감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의 인상을 표현하는 사조'이다. 주요한 대상은 일상속에서lifestyle 일어나고 만나는 사건과 사람들, 자연현상에 대한 묘사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 속에서 계속해서 인상파들은 다음과 같이 묻고 있다.  


'진리는 인간의 내부에 있으며 그 진리는 빛에 따라 매번 빠르게 바뀐다. 인간에게 어떻게 빛이 사물을 전해주는지에 따라서 인상은 달라지고 그러한 인상은 각자의 내면에서 어떤 모상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그리스는 순간 또 다른 인상을 갖게 할 것이다.'


그래서 그 시간을 줄이려고 인상파 화가의 시초인 클로드모네는 아침일찍부터 들판에 나가서 해가 지는 시간까지 한 작품을 완성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그러나 마네 같은 경우에는 인간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여러가지 인상을 내면에 가지고 있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마네나 모네, 쇠라, 드가와 같은 여러 걸출한 인상파들이 나오는 이유는 다시 이야기하면  '진리는 우리 내면에 있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상에 의해서 그 진리가 밝혀진다' 라는 것이다. 당연히 이후에 진리에 대한 고민은 인상파를 넘어서는 다른 화풍으로 옮겨지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1863)




3. Collocation, 인상주의


proto-language의 3번째는 연결론이다. 인상주의가 어떤 것들과 연결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인상주의의 현상학적 장을 알아볼 수 있게 된다. 모네와 마네로 시작되어서 후기 인상주의로 발전하면 고갱과 고흐, 세잔까지 합류하게 된다. 후기 인상파 이후에는 색채를 더 강조한 새로운 사조인 야수파로 발전하게 되고, 독일에서는 표현주의와 같은 현대미술과 발전하게 된다. 인간 중심의, 인간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들을 처음에는 대상으로 표현하다고 이제는 한가지의 기준으로 확장시키는 방법으로도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에서도 찾아본 것처럼 진리가 자연과 사물에 있고 인간은 이미 정해진 기준들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정확한 기준과 원친, 원근법과 색조화에 의한 사실주의 전통이 나타나지만 인상주의 이후에는 인간 내면으로 돌아와서 인간 내면에 현상학적으로 쌓여지고 만들어지는 것들에서 표현되는 것까지 발전하게 된다.


인상주의는 사실 변증법과도 연결이 된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나오는 변증법이란 정신의 내면에서 바깥으로 발전하는inside-out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개념들의 완성을 가르킨다. 인간의 정신의 모여진 하나의 개념인 '정'이 있고 이것이 현실의 현상인 '반'과 만나면서 새롭게 완성된 '합'이라는 개념으로 승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교양을 쌓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증법의 관점에서 인상주의는 이전부터 정해진 개념들을 '정'으로 놓고, 그것들을 지금 내가 현상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인상이 '반'이 되면서 새로운 표현과 질서인 '합'이라는 인상주의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고흐의 후기인상주의도 현상학적 장 안에서 빛에 의한 진리를 표현한다.



4. Theasaurus, 인상주의


proto-language의 마지막 단계는 유의론이다. 비슷한 것들과의 차이점을 알아보면서 어떤 개념이 오롯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사실 유의론의 기원은 데카르트에게서 시작된다. 이 세상에는 연장실체와 사유실체가 있는데 연장실체는 자연과 같이 모든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로 정의내릴 수 없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사유실체는 인간의 정신 안에서 하나의 개념을 끌어내어서 마무리짓는 작업이다. 유의론의 핵심은 인상주의와 같이 우리 내면에서 자리잡은 개념을 다른것들과 비교해놓고 다른 상자나 폴더에 담아 놓음으로써 명확하게 그 개념을 사용하기 위함이다.


위에서 긴 설명을 한 것처럼 사실주의와 다른 점은 사실이라는 것이 인간의 인상에 의해서 달라진다는 것이고 야수주의와 다른 것은 색채라는 것도 인상적이기 때문에 모든 것들 대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인상은 그 당신의 장소와 시간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지 언제나 같은 색채나 모양을 가지지 않는 다는 것이 인상파들의 생각이었다. 지금생각해보면 다분히 포스트모던적이고 다양한 사고와 무한급수처럼 생성되는 작품들이 나올 것도 같다. 그도 그럴것이 시대적 상황이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고 모듈화를 통해서 새로운 모델들이 대량으로 찍어저 나오는 상황에서 어느것은 취하고 어느것은 멀리하면서 살아갔던 시대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인상주의가 '그 현실에 맞는 그 방법론'으로 각광받은 게 아닐까?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 Victor Gabriel Gilbert



0. 나오기


짤막하게 proto-language를 통해서 인상주의를 알아보았다. 미술사나 철학사에서 정말 셀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이론과 개념 그리고 작품과 방법이 있다. 조금씩 우리의 성장속도와 맞게 proto-language를 통해서 밝혀가다가 보면 때론 수평으로 연결된 새로운 개념이 나오거나 위아래의 질서를 갖는 체계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겹치는 부분에서 새로운 색감들이 등장하듯 무엇인가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다음 시간

다음 시간에는 존재의 형식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아래의 표와 같이 1에서 0으로 가는 사고와 0에서 1로 가는 사고를 통해서 실제로 결과물들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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