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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맵 매거진 Sep 01. 2022

쓰레기로 빚어낸 아름다움, <정크 & 업사이클링 아트>

폐품을 소재로 만들어낸 예술 작품들


세상이 발전해 나가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항상 같이 따라오는 문제가 있죠. 바로 쓰레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고 있는데요. 사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쓰레기를 활용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아트, 정크 아트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 정크아트를 세계로 알리다

(출처 = 로버트 라우센버그 Robert Rauschenberg)


정크 아트의 시작은 머나먼 옛날입니다. 누군가는 폐품으로 작품을 만들어 봤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정크 아트의 진짜 시작이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보통 ‘콤바인 combine(결합하다)’의 형태로 작품을 만들어왔습니다. 콤바인 형태의 작품을 만드는 작가는 여럿 있었지만, 그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콤바인 아트를 작업했습니다. 평면의 회화에 그냥 조형이 아닌 폐품으로 만든 조형을 더한 것이죠. 그렇게 탄생한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모노그램, 회화 위에 길에서 주운 염소박제와 폐타이어를 붙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과감한 도전으로 여겨져 사람들을 자극했으며, 한 평론가가 이런 라우센버그의 작품들을 '정크아트'라는 단어로 표현한 이후부터 '정크 아트' 작품들이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죽은 폐품에 생명을 불어넣다 

(출처 = 폴 빌란스키 Paul Villinski)


패러 글라이딩을 좋아하고 즐겼던 작가 폴 빌린스키(Paul Villinski), 그에게 나비는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하늘을 좋아했던 그에게 하늘을 나는 나비는 자유로 보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느 날 그의 눈에 버려진 레코드판과 찌그러진 맥주캔이 보였습니다. 그는 갑자기 그 폐품들에 생명을 불어넣고픈 욕망이 생겼고, 그 폐품들로 자신이 동경했던 나비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나비들을 풀어놓고, 자유를 표현합니다. 빌린스키는 고집 있는 작가로도 볼 수 있습니다. 몇 년간이나 이 나비를 주제로 조각을 해왔으니까요.



| 해안 쓰레기로 작품을 만들다 

(출처 = 알레한드로 듀란 Alejandro Duran)


알레한드로 듀란(Alejandro Duran)은 설치미술 작가입니다. 하지만 그냥 설치미술 작가는 아닙니다.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바로 플라스틱, 그 중에서도 해안 쓰레기를 사용합니다. 그가 해안 쓰레기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멕시코의 해안지역 시안카안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이 때 바다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그때부터 바다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그 쓰레기들을 색깔별로 분류해 작품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을 사람들에게 공개하면서 해안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머리에 심어주죠. 자기 작품의 재료가 모조리 없어지기를 바라는 유일한 작가가 있다면 바로 듀란이 아닐까요?



| 폐품으로 희대의 명화들을 표현하다 

(출처 = 제인 퍼킨스 Jane Perkins)


작가 제인 퍼킨스(Jane Perkins)는 자기 자신을 ‘Re-Maker’, 즉 '재창조 예술가'라고 표현합니다. 그녀는 무엇을 재창조하기에, 자신을 재창조 예술가라고 칭할까요? 그녀가 재창조하는 것은 다름 아닌 명화라고 불리는 그림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명화들을 대상으로 하죠. 예를 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같은 작품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퍼킨스의 작품을 멀리서 바라보면 단순한 패러디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재료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그녀는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잡동사니들 예를 들어 단추, 구슬, 포크, 레고 등을 캔버스에 붙여 사용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잡동사니에 추가적인 색 작업을 하지 않고 명화의 색을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폐품으로 명화를 재현해내다니 자기 자신을 재창조 예술가라고 칭할 만하네요.



| 코로나로 버려지는 마스크로 작품을 만들다.

(출처 = 김하늘 작가 인스타그램)


강한 전파력으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코로나, 이 코로나는 사람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도 같이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매일매일 버려지는 마스크 때문인데요. 이 마스크들은 썩는 데만 250년이 걸린다는 것 알고계신가요? 김하늘 작가는 뉴스에서 이런 마스크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자신의 전공을 발휘해 마스크를 활용하는 예술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렇게 작년 2021년 부산현대미술관에 ‘스택 앤 스택’이라는 작품을 공개했습니다. 작품은 의자의 모습이었는데 재미있는 점은 다양한 색깔의 마스크를 열풍으로 녹이고 굳히기를 반복해 이 의자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당연하게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마스크들로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해내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버려지는 마스크들로 만들어진 의자들이지만 보통 의자 못지않게 튼튼하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합니다. 물론 담겨 있는 의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요.






업사이클링 아트, 정크 아트를 하는 작가들은 쓰레기를 쓰레기로 보지 않습니다. 현 시대를 그대로 담고 있는 재료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재료들로 작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무분별하게 자원을 사용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도 하죠. 우리가 '쓰레기'라고 부르는 것들이 또 어디선가는 '예술 작품'이 됩니다. 우리도 쓰레기를 활용하는 단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 아트맵 에디터
자료 | 로버트 라우센버그, 폴 빌린스키, 알레한드로 듀란, 제인 퍼킨스, 김하늘 작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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