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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cedie Jul 23. 2016

책 선물

                                                                                                                        

  생일로 책 선물을 받았다. 책 선물을 받자마자 나도 모르게 "으아"하고 소리를  냈다. 읽은 책은 물론이고 이미 집에 있던 책이었기 때문. 지금 생각하면 처음 반응이 그랬던 것에 미안해진다. 그렇다고 안 읽은 척 거짓말을 했었어야 할까? 그건 더더욱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기분이 매우 좋았다는 거다. 실제로 설국을 잘 읽어내리기도 했고 좋아했다. 어쨌든 그 친구는 내 취향을 잘 맞추어 주었으니까. 그 친구가 나와 어울리는 책을 내심 고민했다는 것과 그것이 맞아 들어갔다는 것, 날 생각해주는 마음과 날 잘 알아준다는 그 마음에 고마워졌다.  야스나리의 같은 두 권의 책을 책꽂이에 꽂아 놓을 때 기분이 즐겁고 모락모락 했다. 
  친구에게 선물을 받고 생각해보니, 책 선물이라는 것은 참 재미난 것 같다. 사실 그만큼 어렵고 위험한 선택이기도 하다. 책 선물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가 1. 그 친구의 취향에 맞을 것, 2. 1번을 충족함과 동시에 그 친구가 아직 읽어보지도 갖고 있지도 않은 책이어야 한다는 것.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과 동시에 우연적으로 그 친구 책장에 비어있는 책을 선물해주어야 한다는 것. 평소에 그 사람이 어떤 책을 읽었는가를 꿰
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더 더 많다면 실패의 확률은 줄어들 것이다. 아무튼 그런 우연을 노리는 작업이 내게 책을 선물하는 데 즐거움을 만들어 주었다. 실제로 고심했던, 그리고 어떠한 직감이 움직였던 책 선물을 하고 나서 친구에게 "나에게 필요했던 책이었다. 너무 고마웠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은 상당히 기분이 좋던 일이었다. 

  왠지 모르게 친구에게 저 책 선물을 받고 나니 실패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자주 책 선물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 설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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