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에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디 사세요?”
사람들은 그걸 가벼운 인사처럼 꺼내지만, 나는 그 순간 마음이 닫힌다. 누군가는 나를 알고 싶어서 한 말일지 몰라도, 내겐 분류와 판단의 냄새가 먼저 스친다. 사람을 지도에 찍어두듯 좌표로 기억하는 방식. 그건 참 재미없다.
나는 누군가를 목소리로, 눈빛으로, 대화의 결로 기억하고 싶다. 주소나 동네 이름이 아니라, 이야기를 어떻게 건네는지로 말이다.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살아가세요?”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