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찬 엔터 대표
오토바이를 탄 남자 주인공은 추격대를 따돌리고 도망치다가 막다른 길을 만난다.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도망칠 수 없었던 남자 주인공은 결국 액셀을 당겨 그대로 점프한다. 그런데 하필 남자 주인공이 착지한 곳은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지붕 위. 자동차가 겹겹이 주차되어 있어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날 공간적 여유가 없다. 그 순간 남자 주인공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오토바이로 자동차 지붕 위를 내달려서 도주한다.
말 그대로 위험천만한 장면이었다.
점프 신(scene)만을 위한 스튜디오 세트가 준비되었고, 한 번에 오케이를 받기 위한 촬영팀의 거리 계산이 계속되었다.
감독은 오토바이가 왼쪽에서 세 번째 차량 지붕 위에 착지한 후 앞코를 살짝 들어 나머지 십 여대의 자동차 지붕 위를 질주하고, 그때마다 차 유리가 모두 박살 나면서 빠져나가는 액션을 요구했다.
말은 그럴듯했다. 시간상으로는 1분도 안 나갈 장면이었지만 극장에서 보는 관객들은 분명 환호성을 지를 것이었다.
하지만 양 허벅지에 하나씩, 그리고 허리에 하나. 이런 삼각 와이어만 믿고 찍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게다가 차 유리는 이 작품을 위해 제작된 소품, 슈가글라스이니 상관없다만 오토바이로 차량 지붕 위에 착지하는 장면은 녹록지 않았다.
오토바이와 사람의 몸무게를 합하면 200여 kg. 낙차는 3m였지만 오토바이로 달려 나가는 신(scene)이었기 때문에 가속도가 붙는다. 오토바이 불시착과 함께 오토바이를 버리고 도망가는 장면이면 와이어로 어떻게 해보겠는데 오토바이 착지 후 다시 달려가야 하는 장면이라 분할로 찍는다 해도 자연스러운 연결이 중요한 신(scene)이었다.
제발 사고 나지 않기를.
모두의 간절한 바람을 안고 감독이 사인을 보냈다.
「레디…」
숨소리조차 사그라들게 만드는 말이었다.
「액션!」
2분이면 끝난다. 2분 뒤면 한 사람의 생사와 영화의 존망을 알 수가 있다.
콰광.
무술 감독은 착지 소리만 듣고도 알았다. 뭔가 일이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오토바이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차량 사이에 떨어졌고, 두 번째 차량의 유리는 슈가글라스가 아니었다.
오토바이의 뒷바퀴가 두 번째 차량 지붕에 부딪히는 순간, 패널이 푹 꺼졌다. 차의 양쪽이 약간 들리면서 우수수 차창이 깨졌고 스턴트맨 쪽으로 튀었다. 영진은 날카로운 유리 파편이 스턴트맨에게 날아가 목이 반쯤 날아가는 걸 분명 보았다.
「컷! NG!」
감독이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다들 비명을 지르며 스턴트맨에게로 달려갔다.
「괜찮아?」
「목, 목이 날아간 거처럼 보였는데…」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호수는 왜 다들 안색이 창백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러더니 곧 민망해하면서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빨리 착지했죠? 아마도 점프를 너무 일찍 했나 봐요.」
순수한 이 미청년, 백호수의 대답을 들으며 영진은 깨달았다.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려면 A급 스타 하나가 아니라 이런 놈과 해야 한다고. 이런 놈을 여럿 모아 스턴트 회사를 차려야겠다고. 영진은 분명 보았고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다. 스타는 한물 가면 그만이지만, 이 괴물은 분명 콘텐츠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호수뿐만은 아닐 것이라는데 모종의 확신이 들었다.
영진은 바로 명함을 파고 본격적으로 캐스팅에 나섰다. 어느 사이비 신당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팔이 네 개인 선천적 다완증 환자를 데려왔고, 아가미로 숨을 쉬며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던 해양 구조대를 캐스팅해 왔다. 그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수인 공동체, 목인 공동체도 찾아냈다. 귀가 넷 달린 고양이 인간, 흥분하면 손이 덩굴줄기처럼 변하는 덩굴식물인간을 발견했을 때 그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은 더 이상 끔찍한 돌연변이가 아니라 배우였다. 그것도 다음 시대 크리처 콘텐츠를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