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구성의 기초 2
카메라의 시점과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샷의 사이즈, 즉 구도가 만들어진다. 샷의 사이즈는 독자적으로 아름다움만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앞장에서 짚어 본 사실이다. 샷의 디자인은 아름다움과 감정과, 공간의 연출을 위해 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간이 흐르는 무대와 공간의 일관성을 위해 편집 작업을 거쳐야 하고 샷의 구성은 이 편집의 과정을 염두에 두고 설정되는 것이 좋다. 편집 과정이 익숙하지 않다면 적어도 샷의 사이즈라도 인식하고 기억해 두면 된다. 샷의 사이즈대로 다양하게 피사체에 접근하고 변화를 주는 촬영만으로도 일단 초보적인 촬영 방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 영상의 기본 단위를 편의상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frame < shot < cut < scene < sequence
초당 연속되는 가장 작은 단위의 이미지를 프레임 frame이라고 부른다. < cut이 끊어지기까지의 한편의 움직이는 영상을 shot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shot과 cut은 비슷한 의미로 혼용되고 있지만, 주로 시퀀스로 이루어진 편집점 사이의 길이 - 영상의 잘린 최소 단위를 컷cut 이라고 부른다. 하나의 shot 안에 세부적인 cut 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 동일 시간대의 한 사건과 공간의 연속을 씬 scene이라고 할 수 있다. 신 단위로 보통 촬영을 셋업하고 실행하게 된다. < 이 씬들이 모여 독립된 한 무대의 장이 성립된다면 또 하나의 단위로 시퀀스 sequence 라고 부를 수 있다. 대개 편집 애플리케이션의 단일한 타임라인을 시퀀스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하나의 무대로 타임라인을 설정하고 다양한 신을 모아 하나의 무대로 편집을 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샷과 시퀀스를 구축하기 위해서 촬영 콘셉트와 시놉시스를 구성해야겠지만, 시각적으로 면밀하게 디자인되어야 하는 것은 역시 샷의 사이즈이다. 이는 흔히 콘티라고 하는 세부적인 장면 그림들을 그리면서 스케치하게 된다. 샷의 사이즈는 인물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용어로 정의한다. (촬영 전 콘티와 스토리보드를 미리 그림으로 그리게 되면 컨셉을 명확하게 함과 동시에, 비용과 시간을 절약 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익스트림 클로즈 업 Extreme Close up - 이런 식의 클로즈 업은 시각적인 동기를 발생시키는 훌륭한 기법이 된다. 의외로 강력한 시각적인 집중을 지닐 수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잘 활용하면 좋다.
클로즈 업 close up - 편집 시에 주인공의 시점에 따라 가장 빈번하게 쓰일 수 있는 샷 사이즈이다. 인물의 주관적 시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관조적인 객관적 시점이 오래 지속되면 다소 무미건조해 지기 때문에 이러한 시점과 대상을 번갈아 활용할 경우에 관객들을 상황 속으로 유도하는 좋은 샷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과도한 클로즈 업 사용은 조형적인 면모보다 인물 위주의 감정을 주입하는 위험도 내포할 수 있지만, 적절한 클로즈 업이야말로 편집에서 이야기 흐름을 훨씬 다채롭게 시각적으로 이어준다.
Knee Shot 니 샷 - 말 그대로 무릎 위로 잡아주는 구도이다. 적절한 인물과 배경을 함께 묘사할 수 있다.
Medium shot 미디엄숏 - 할리우드 샷이라고도 부른다. 관객들에게 가장 안정적으로 느껴지고 영화에서 빈번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향은 지나치게 밋밋한 느낌을 피하기 위해 다소 회피하는 경향도 있지만 시트콤, 드라마, 또는 별달리 큰 고민 없이 여전히 강력하고 쉽게 묘사할 수 있는 샷 사이즈이다.
Bust shot 버스터 샷 - 미디엄 샷 못지않게 인물을 잡기 위해 자주 설정하는 샷이다.
Full shot 풀샷 - 실내공간과 사람의 배치를 한꺼번에 묘사할 수 있는 샷이다. 실내에서는 자주 사용하여 인물의 위치나 호흡을 위한 여백 등을 연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extreme) long shot (익스트림) 롱 샷 - 멀리서 찍은 풍광과 드넓은 전경 등을 묘사할 때 사용할 수 있다. mater shot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어떤 스토리를 묘사하기 전에 배경을 구축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샷 사이즈를 간단하게 몇 가지로 우선 정리해 보았다. 우선 샷 사이즈만 고려하여 촬영을 진해하기만 해도 화면은 상당히 안정적으로 전달되는 효과를 지니게 된다. 일단은 화면 사이즈에 관해 의식적으로 접근하는 훈련은 반복적으로 익혀 두는 것이 좋다.
샷 사이즈는 앞서 이야기 한대로 공간과 편집 흐름을 염두에 두고 연출해야 좀 더 균형감 있게 디자인된다. 화면의 균형을 위해 고려할만한 몇 가지 사항이 있다. 1) 하나는 인물, 대상의 운동감을 위해 빈 여백을 염두에 두고 구도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리드 룸, 헤드룸, 루킹 룸 이라고도 한다. 운동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여백 처리를 하는 것이다. 이런 여백을 활용한 구도를 잡아 두면, 관객의 시선과 대상이 단일하게 운동하고자 하는 지각적인 흐름이 생기기 때문에 여러 장면의 샷이 답답하지 않게 흘러갈 수 있다. 따라서 샷 사이즈를 구성할 때 공간에 관한 묘사가 필수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2) 카메라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카메라는 팬/ 틸트 / 트래킹/ 달리 / 스테디 캠 등의 움직임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가 관객들의 눈을 대신하여 공간을 직접 경험하는 움직임 들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보다 역동적으로 영상을 만들어 내는 세련된 기법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지닐 때 샷 사이즈와 공간의 구도는 계속 변한다. 그렇기에 샷을 구성할 때 이런 종류의 카메라의 움직임 속에서 어떠한 사이즈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디자인할 것인지 좀 더 면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카메라가 경량화 되고 촬영기법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고려한 샷의 시각적 고려가 더욱 중요시 된다.
샷 사이즈는 결국 관객들의 시선을 무리 없이 관습적 문법 안에서 안정되게 잡아두는 주요한 포인트이다. 다소 교과서 적으로 보일지라도 이 사이즈는 숙지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다이내믹하고 생생한 감각적인 화면을 만드는 것이 빠르고 직관적인 효과를 가지겠지만, 영상 스토리텔링에 있어 미적으로 균형감 있는 연출은 결국 콘셉트를 명확하게 정제하여 샷의 구도를 가져가는 것이 관객들에게 보편적 경험으로 영상을 이끌어 내는 바람직한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