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라야니 Sep 15. 2021

요가 선생님의 가장 큰 스승

도반의 중요성

선생님의 가장 큰 스승은 누구에요? 함께 수련하시는 도반님들이 묻는다.

망설임 없이 말한다. 여러분들이요.


에이, 맨날 그 말씀이셔. 말구 진짜루 제일 존경하는 스승님이요.


예, 맞아요. 여러분들이요! 맞는데..


아이 그거 말구 뭔가 더 얘기해달라는 눈빛이 초롱초롱.


그..음.. 어차피 인간은 몸이라는 껍질과 마음이라는 껍질을 가지고 태어나잖아요. 몸과 마음이 있는 한 우리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명상으로 순간적인 알아차림이 일어나고 그 상태가 오래 유지되더라도 결국 이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왜곡되죠. 그래서 많은 성자들은 말을 아끼고 침묵하고 마치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고요히 머무는 것처럼 보이죠.


수십년 수련하신 라마나 마하리쉬에게 한 구도자가 물었죠. 스승님은 그럼 미워하는 마음이 들지 않나요?  라마나 마하리시는 말했습니다. 들죠! 미움의 감정이 올라오죠. 그럼 그걸 바라봅니다. 그러면 사라집니다. 욕망과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빨리 초연하게 봄으로서 사라지게 하는 것 뿐이에요.


깨달은 스승이신 붓다는 말했습니다. 만약 성욕보다 더 크거나 성욕과 비슷할 정도의 장애물이 하나만 더 있었더라도 아마 깨닫지 못했을 거라고요.


그렇게 큰 스승이신 분들도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상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대단히 어려워했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물의 본성과 신성의 씨앗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봐요. 존경하는 수많은 살아있고 돌아가신 스승들도 우리와 매한가지에요. 욕망을 가지고 있고 욕망에 고통스러워하고 애착을 가지고 집착을 했죠. 더 그러느냐 덜 그러느냐의 차이 뿐. 단 한 명의 스승만을 우상화하고 우리 스승은 인간 이상의 그 무언가라고 여기는 것만큼 맹목적인 위험은 없어요.


그런데 나와 함께 하며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도반님들은 제게 알려주죠. 각자의 자리에서 수련하며 매 순간 귀한 선택의 점을 어떻게 이어나가는지 보여주죠. 가까이에서 저마다의 신성의 씨앗을 깨우고 영성의 꽃을 피워나가는 모습을 솔직히 보여줌으로 "다양성 속의 통합성"을 몸소 알려주시니 이 얼마나 큰 가르침입니까.


내가 가르친다는 에고에 사로잡히지 않게, 내가 여러분들의 도구에 불과할 뿐이란 것을 알려주는 당신.  내가 잘난척 하지 못하게, 더 큰 모습, 더 겸손한 모습, 더 멋지게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시어 나를 더없이 낮추어주시는 당신.


멀리 있는 스승보다, 책 속의 스승보다, 내 삶에서 나를 일상에서의 사소한 질문 하나로 일깨워주시는 당신.


어떻게 당신이 나의 큰 스승이 아니라고 제가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전 13화 가장 경지가 높은 요가는 무엇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