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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야니 Oct 22. 2021

응. 괜찮아. 알이 깨어나려 하는 건가봐.

이 작은 부리 끝으로.

누군가가 상식에 어긋났다고 비난하는 마음이 이는 것은 나의 에고가 다쳤기 때문이야. 누군가와 비교하고 내가 더 나으려고 노력하고, 모든 사람들의 나의 틀에 맞춰져야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에고가 다쳤기 때문이야.


도움을 베풀고도 마음이 불편하다면 나의 선한 행위에 불순물이 섞였기 때문이야. 보상을 바랬거나 자발적이지 않았거나 결과에 집착했거나 "내가 했다"고 의기양양하며 그 행위자로 착각했기 때문이야.


나를 칭찬했던 사람이 나를 비난한다고 해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은 말에 의한 현혹에 휩쓸리고 좋고 싫음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야. 그것을 알려주기 위한, 일상에서의 가르침이 나를 찾아왔음을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야.


너무나 달콤한 것은 나중에 고통을 초래하지. 엄청 쓰고 맛있지도 않지만 나중에 달콤해지는 게 좋아. 우린 그걸 명상/요가/수련이라고 해.


세상의 모든 독을 벌컥 벌컥 마셔도 아무렇지 않은 태초의 요기 시바처럼 되는 날까지, 알아차림을 수련하기 위한 삶이 나날이 계속 될 수 있기를 바래.


나를 테스트하기 위한 많은 험난한 숙제와 시험을, 기쁜 마음으로 에고를 내려놓기 위한 귀한 레슨으로, 영성이 열리는 문으로, 올올히 받아들이는 나날들이길 바래.


그렇게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 할 때, 바로 그 때 그 알을 지켜보는 우리의 주의력은 매우 섬세해야 할 거야.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알을 툭툭 건드려선 안돼. 알 속의 새는 바깥 세상에 위협을 느끼고 움츠러 들고 말거니까.


준비가 끝난 알에게는 부드러운 노크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워야겠지. 아기새가 스스로 알을 깨어나갈 수 있게 격려와 응원도 필요할 거야. 오랜 기간 자신을 보호해 온 하얀 갑옷을 다 부숴버리는 건 몹시 두려운 일일테니까.


지켜보는 우리가 알을 깨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 밖으로 뛰쳐나갈 기회를 줘야해. 그 작은 새가 가진 잠재력을 발휘하고 용감하게 우뚝 설 수 있게.


우리가 해야하는 대부분의 일은 그저 기다리는 거야. 지켜봐주는 거고. 필요하다면 가끔 톡.톡. 부리로 알 껍질을 노크해주는 게 다야. 부드럽게 속삭이면서.


니가 보게 될 세상은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눈부신 태양과 싱그러운 바람이 너를 기다린다고. 무한한 창공과 자유를 너는 맛보게 될 거라고.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자. 우리 각자 내면에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이름의 알들. 행복, 평화, 사랑, 믿음, 자비심, 헌신, 기쁨, 존재의식, 직관, 지성, 양심.. 준비가 된 알들에게만 다가가 친절하게 말을 걸어.


아침에 기분좋게 일어날려는데 엄마가 버럭 깨우면 왠지 억울하잖아? 그런 마음 들지 않게 부드러운 음악과 맛있는 냄새로 귀와 코부터 깨워주는 것도 좋겠지. 키르탄챈팅이나 아로마오일 같은 거. 가벼운 기지개같은 요가나, 고요한 호흡도 좋을 거야.


그래서 요가에서는 시바신을 경배한단다. 만물을 창조하는 브라흐마, 세상을 유지하고 보호해주는 비슈누, 그리고 그 세상을 깨부수는 시바. 이 세 신 중에서도 알을 깨어 새로운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어주는 신은 바로 시바신이거든.


그가 가진 무시무시한 파괴의 힘이 네가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줄거야. 나는 손을 내밀어줄게. 똑똑 부드러운 노크로 가야할 방향을 알려줄게.


나 또한 알을 깨기 위한 무수한 도움을 받고 있거든. 우리는 따뜻한 봄날 흐드러질 개나리꽃처럼 한꺼번에 만개할거야.


지금의 경천동지할 소음과 진동, 불안과 두려움. 분노와 아픔, 슬픔과 서러움...


응. 괜찮아. 알이 깨어나려고 하는 건가봐.


네가 의지를 꺾지만 않는다면 모든 것은 이미 제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거야. 네가 사랑을 믿고만 있다면 만물이 너의 부화를 지켜보며 도와줄거야. 쉴새없이 움직이는 너의 작은 부리는 반드시 알을 깨고 말 것이고 우리 모두가 그 과정을 축복할거야.


그러니 멈추지마, 지금 두렵다고 해서. 지금 지친다고 해서.


명상을 하고 요가를 하고 숨을 깊이 내쉬어.

사랑을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고 욕심을 내려놔봐.

경전을 읽고 내 안의 직관과 영성에게 스스로 멈춤없는 질문을 계속해.


우리 모두는 하나의 알이고,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수없이 많은 진동으로 그 알을 깨고 나오고 있어. 인류의 진화가, 이 작은 부리 끝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우린 이미 하나이므로, 부디 이미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말도록 하자.


옴나마시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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