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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야니 Oct 30. 2020

요가 수련 초기에 찾아오는 세가지 장애물

첫단추를 잘 꿰기 위해서

운동은 연습하지만, 요가는 "수련" 한다.
운동은 몸이나 특정기술을 위한 목표가 있다.
요가는 외부적으로 보이는 효과는 모두 부수적이며
궁극적으로 몸이 아닌, 마음과 영혼의 진정한 주인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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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련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 앞에는 세가지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스와미 시바난다의 책 사다나에서 그것들을 알려준다.  그 장애물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 어떻게 넘어갈 수 있는지 알면 수련의 첫단추를 잘 꿰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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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장애물은 선입관이다.  우리는 수련에 대한 견고한 고정관념이 있다. 수련은 이래야하고 스승은 저래야한다고 생각한다. 크나큰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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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년에 아쉬람에 입소했을 때 첫째날 든 생각은 그거였다. 여기 사이비 아니야? 나 뭔가 잘못 잘못된 길로 빠진 거 같은데? 아마 한달 예약을 하지 않았더라면 일주일만에 도로 튀어나왔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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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미요가난다 또한 수련을 하고 스승을 찾기 위해서는 성인들이 많이 사는 히말라야에 가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스승을 만난 다음에도 히말라야로 향한 가출(?)이 시도되었을 정도. 그와 같이 순수한 영혼도 수련의 길에 이와 같은 선입관이  강하게 박혀있었거늘 한낱 범인인 우리는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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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자아인 에고가 우리의 선입관을 이용해 진짜 자아인 진아가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을 치열하게 방해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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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수련을 하러 등록을 하고 수련을 마치고 집에 기분좋게 돌아오고 나서도 다음날이면 다른 생각이 들 수 있다. 여기보다 더 나은데가 있지 않을까? 내가 생각한 스승은 이러이러한데 그렇게 안 보이던데?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싼 거 아니야? 뭔가 사람들 분위기가 좀 그렇던데 여기 알고보니 소문이 이렇던데 대체 뭐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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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대로 수련을 시켜주고, 장소가 마련되고, 스승이 알려주지 않으면 불만이 생긴다. 때로는 혐오감도 올라온다. 하지만 "수련"이란 "내 생각대로"의 그 "내 생각"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나의 선입관을 알아차리고 달라붙어 있는 에고를 뜯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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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일단 수련을 시작하면 마음을 열어야 한다. 현재의 나의 정신적 패턴은 낮은 주파수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 패턴에 높은 주파수의 수련생활을 끼워맞추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야아 한다. 그래야 신실하고 겸허한 자세, 예리하고 기쁜 열정으로 수련이 행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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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장애물은, 내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의무들에 대한 잡다한 생각이다. 많은 경우 이 의무는 가족과 연관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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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람에 입소할 때 나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혼자 계신 외할머니였다. 내가 해외에 가 있으면 할머니는 누가 돌보나 그런 걱정. 외로우실까봐 친구들에게 부탁까지 하며 전화로 안부 물어달라고 찡찡거렸다. 나중에는 그만 전화질 하라며 할머니가 버럭할 지경이었다.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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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 전념했던 수련생활 반년 덕분에 내가 돌아온 두달후 외할머니는 평온하게 돌아가실 수 있었다. 앞뒤 말이 안 맞는 거 같다고? 백프로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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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련이 마치 나 혼자만을 위한 수련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전혀 그렇지 않다. 나 개인의 수련은 핏줄이 연결된 가족과 내 주변사람들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준다. 나의 높아진 진동이 주변인들을 모두 고주파영역으로 자연스레 끌어올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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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나의 가족을 진정으로 위하고 내가 다해야할 의무를 제대로 해내려면 수련이 필요하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돈을 벌어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자녀들을 돌보는 것 이상으로 수련이 중요하다. 내가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하지만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모두를 불행에 빠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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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산소부족이 발생해 산소호흡기가 내려올 때를 생각해보자. 승무원들은 어머니에게 자신의 산소호흡기를 먼저 씌우게 한 다음 자녀의 산소호흡기를 끼우라고 반드시 안내한다. 자녀를 위한답시고 제 호흡도 못하면서 자녀의 산소호흡기를 끼우다 어머니가 먼저 실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너죽고 나죽자의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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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장애물은, 그냥 "하기 싫다"라는 마음이다. 지금까지 나는 감각의 뜻대로, 에고의 뜻대로 다 따라줬다. 그런데 이제 그 감각과 에고의 정반대로 움직이려 하니 그것들이 들고 일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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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우리는 감각이 원하는대로 "먹고 싶다"라고 하면 그걸 먹어줘야했을까?  "자고 싶다", "갖고 싶다", "놀고 싶다" 등 시키는대로 다 해줘야했을까? 그 감각과 에고가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것들이 나를 노예처럼 부려먹고 있었고 나는 거역하지 않고 순종해오기만 했다. 그런데 이 욕망이란 대저 끝이 없어 끊임없이 해줘도 만족할 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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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은 다섯가지 감각을 말고삐처럼 단단히 쥐어 그걸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니 야생마처럼 감각이 싫다고 날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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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마음의 주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감각의 노예로 삶을 되는 대로 내버려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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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수련을 시작할 때 우리는 날카로운 지성(붓디)의 눈을 뜨고 단호한 결정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고집센 야생마들을 길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매일의 수련이 점차 마음의 근육을 키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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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센티브를 위해 철야작업을 하고, 보너스를 위해 연말까지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수련도 꾸준히 인내하며 해나가면 된다. 반드시 인센티브와 보너스같이 찾아올 행복과 평화라는 선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그걸 받아보면 너무나 선명하고 커다란 선물들인지라 그 이후 수련을 멈추기는 오히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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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예) 예전에는 월급이 얼마 이상이고, 무슨 브랜드의 신상을 사야하고, 타인으로부터 존중을 받아야만 행복을 느꼈다고 해보자.  꾸준한 수련은 월급이나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 타인으로부터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알아차림으로서 즉각적으로 행복을 선사해준다. 들판의 꽃이나 하늘의 구름, 생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미소를 통해 모든 것이 하나임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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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 세가지 장애물 1. 선입관 2. 의무에 대한 잡다한 생각 3. 하기 싫은 마음을 초기에 유쾌하게 파악할 것. 인내심으로 계속 할 것. 그러면 그 다음부터의 수련은 무던하게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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