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종특

by 이웃사

피고 이상훈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왔단다.

희원이 말에 의하면 유능하고 젊은 변호사인데, 우리 둘 사이에 소득차가 많이 나니 재산을 지키는 것은 걱정 말라고 하고 가정부를 쓰면서 가사를 소홀히 했다는 내용이 빠졌다고 했다 한다. 아니, 아줌마를 쓰면 가사를 소홀히 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아줌마가 집 안을 모두 하고 나는 아무것도 안 했다니.... 나는 현모양처는 아닐지는 몰라도, 그래도 내가 놓인 상황에 최선을 다한 워킹맘이었다.


어려운 상황에 생사를 오가며 두 아들을 낳은 것도 나 이고, 아들들의 기저귀를 빨며 밤에 잠도 못 자면서 3시간 간격 모유를 먹이고, 이유식을 만든 것도 나였다. 아줌마가 한 일은 청소하고, 빨래하고, 음식을 만드는 것이었다. 두 아들을 임신하고 9개월까지 일을 했지만, 그는 도움을 준 적이 없다.

두 아들의 학교 모임이나 행사, 상담도 전부 내가 갔고, 두 아들의 학원 상담을 알아보고, 운동과 악기 레슨 일정과 각종 교내외 대회 출전 준비도 내가 쫓아다니며 했다. 아들 둘을 키우다 보니 사춘기에 학교에서 사고와 문제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학교에 쫓아가서 문제를 해결과 사고 해결을 한 것도 나였다. 경찰서도 가보고 아이들 학교복도에서 모릎꾾고 빌어도 보고, 그럴 때마다 전남편은 아이들을 잘 못 키운다면서 날 비난하고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

나는 아들들의 교육은 결혼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남편은 두 아들의 학령기에 단 한 번도 학교 상담이나 학교 행사에 참여한 적 없었고, 딱 한번 졸업식에만 참석했었다. 그게 오히려 더 가사에 소홀한 것 아닌가?


난 두 아들의 먹거리를 사느라 퇴근하면서 일주일에 3번씩 장을 보고, 메뉴를 정하고, 계절마다 아들들의 옷과 준비물, 숙제 등을 챙기고 집안을 정리했다. 그리고 아줌마가 안 오는 매일 아침과 주말식사는 내가 음식을 챙겼다. 나도 일하는 사람인데, 나도 학교 수업과 행정, 논문 준비로 바쁘고, 사회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건 내 권리인데 지가 하는 일만 힘들고 어렵다는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난 그런 일들에 대해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나는 겨울에는 김장을 하고, 레몬생강차에 비타민을 챙겨 먹였고 두 아이들의 학교 상담, 학교 행사, 악기와 운동을 가르치며 교내외 대회에 참석하게 했는데 이건 가사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상간녀 김경아가 미국에서 힘들다고 하면 한국에서 우버잇츠로 음식을 배달해 주고 주말마다 아줌마를 불러서 청소와 빨래를 시켰다. 그럴 때마다 전남편은 상간녀에게 '너무 무리하지 마! 그러다가 병나면 내가 속상하잖아.'라고 했다.


그럼 전남편 지는 무엇을 했나? 아무것도 안 했다.

쓰레기봉투를 돈 주고 사는 것도 몇 년 전에 알았을 만큼 가사에 관심이 없었고 쓰레기봉투나 분리수거 한번 해본 적 없다. 냉장고에 음식이 있어도 자기 손으로 차려먹는 것조차 하지 않았고, 주방에서 설거지 한번 한 적 없고 청소기가 어디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르고 세탁기도 단 한 번도 돌려본 적 없으니, 그 인간도 가사에 소홀한 것 아닌가? 아니 왜 여자만 가사에 소홀한 게 되고 남자는 가사에 소홀해도 된다는 말인가? 정말 웃기는 논리이다. 요즘 신세대들이 보면 남자가 가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할 사람임에도 자기는 아줌마의 월급을 주었으니 모든 것을 안 해도 된다는 뜻이다.


이런 모습은 전남편의 가정교육의 부족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싸우고 욕하는 부모 밑에서 전남편이 배운 것은 부부가 서로 협조적으로 육아와 생활을 함께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한 번은 아들들과 외식을 했다. 180cm, 190cm인 두 아들의 먹성은 엄청나다. 고기를 굽기가 무섭게 사라지는데 전남편은 아들들과 함께 먹기만 해서 나는 밥조차 제대로 먹을 시간이 없었다. 본인이 다 먹고 나니 일어나자며 계산을 하고 나가 버렸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나는 부드럽게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집은 외식 나오면 남편이 고기 구워준다던데.... 자기도 그러면 안 될까?"

남편의 대답은

"내가 돈 내는데, 고기까지 구워야 해?"

라며 화를 냈다.


그런 인간이 김경아에게는 장어를 사주며 많이 먹고 아프지 말아야 한다며 자상한 모습을 보이는 카톡내용을 읽고 나는 역겨움에 토가 나올 것 같았다.


그러니 김경아도 이상훈과 같은 변호사를 선임해서 김경아에게 직접 가야 할 소장을 재판부에 연락해서 법률 대리인인 변호사에게 전달하게 했다. 김경아가 직접 재판부에 전화해서 소장 발송을 며칠 미뤄달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어떻게 알고 움직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전남편은 김경아의 남편 모르게 해결해줘야 하니 참 바쁘겠다. 어제 아들과 한 이야기에서처럼 이 인간의 관심은 오로지 재산뿐이다. 자신의 불륜으로 아내나 아들들이 상처받고 그래서 트라우마가 생긴 건 관심도 없는 일인 것이다. 오로지 돈과 김경아만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희원아~ 혹시 엄마가 건물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넌 아빠 아들이니까, 적당히 편들어주면서 네 몫을 챙겨. 김경아에게 뺏기지 말고. 엄마는 이 시궁창 같은 감옥에서 왜 벌 받는지도 모르고 28년간 옥살이를 했어. 여기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 "

라고 문자를 보내니 희원이가 전화가 왔다.


"엄마 뺏기면 안 돼요. 졌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겨보자고요... "

"엄마는 이런 상황에도 미안함 없이 뻔뻔한 게 너무 속상해~ 게다가 답변서에는 내가 가사에 소홀했단다. 집안일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대. 엄마가 그랬니? "

"무슨 미친 소리예요? 장보고 우리 돌본 건 엄만대... 지네 부모는 맨날 엄마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욕하는데도 가만있었으면서... 그 인간이 한 거는 교육비 준거 밖에 없잖아요. 그러면서도 얼마나 생색냈어요. 비싼 학교, 비싼 학원 다니는 걸 고마워하라며... 지는 부모한테 그런 혜택 못 받고도 이렇게 성공했다면서... 허세 부렸는잖아요..."

"그래서 엄마는 너무 억울해.. 내가 그렇게 일하면서 성실하게 너희들 챙기면서 살았는데, 이렇게 매도하는 게...."

"그건 종특이니까 내버려 두고 우리도 뻔뻔하고 당당하게 나가야죠. 그 인간 부모를 봐요. 뭘 배웠겠어요? "

"아마, 지가 원하는 재산분할 끝나면 너희들 버리고 미국으로 김경아한테 갈 거야. 그니까 뭐 해준다는 말 너무 믿지 말고 필요한 거 있으면 지금 다 이야기해. 그런 사기근성도 종특이야. 친할머니 허구한 날 사기치고 야반도주하고 숨어 살았는지 알잖아? "


아들에게 엄마가 돈 때문에 이혼을 원한다고 한다는 말에 울화통이 터졌다. 화가 나서 소주를 반컵 따라 마셨다. 그렇게 쓰던 소주도 현실이 쓰니까 전혀 쓰지 않게 느껴졌다. 저녁에 지영이와 호수로 산책 가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이대로는 어렵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잠들었다.



*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주변 지인에게 많은 염려와 걱정을 듣는다. 혹시 이게 문제가 되어서 너의 신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이 글을 쓴다. 이미 다른 일로 명예훼손은 당한 상태이며 법이 내편이 아님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내 모든 것을 걸고 나의 경험을 쓰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이 있다. 난 내가 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위법했는지 몰랐고, 피해자인 나는 입 닥치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데 가해자들은 아직도 불륜을 즐기고 아들들을 속이고 있다는 게 너무 억울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keyword
이전 08화모든 사실에 대한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