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유의 끄적거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해인 수녀님의 오디오 북을 샀다.
인생의 겨울에도 추위를 타지 않고 한결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수녀님의 목소리를 아침에 편안하게 들었다.
아프고 가장 힘들 때 쓰셨다는 시와 산문을 내가 아침에 눈을 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호사스러운 일인지.
나도 그렇게 곧고 단단하게 서서 또 그렇게 짙은 동백꽃처럼 빨갛치만 은은하게 아름답고 싶다.
내가 나에게
오늘은 내가
나에게 칭찬도 하며
위로도 하며
같이 놀아주려 한다.
순간마다 사랑하는 노력으로
수고 많이 했다고
웃어주고 싶다.
계속 잘하라고
힘을 내라고
거울 앞에서
내가 나를 안아준다.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中 이해인 저
매일이 흔들리는 삶이다.
누군가 한마디 건넨말에 상처 받고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무심코 나를 밀치고 가는 사람들에게 미움이 돋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진 사람들을 질투하고
매일이 이런저런 소란들과 생각들로 상처를 받지만 하루 울고 하루 자고 나면 난 또 이렇게 다짐할 수 있다.
상처 주지 말고 상처 받지 말자.
흔들리지 말자.
단단해지자.
평안한 아침 글쓰기로 나의 마음에 안녕을 인사하고 나의 몸에게 인사하고 나의 하루에게 인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사실은 모두가 감사할 일 투성이인데 자꾸 잊는 듯하다.
감사하고 기도하는 하루, 오늘은 그렇게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