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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독관리사무소장 Jan 30. 2018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놈펜 여행기 (1)

< 시즌 2> 동남아 4개국 자전거여행기

2018년 01월 12일- 14일


캄보디아를 여행리스트에 몇 번이고 올렸던 기억이 있다. 그 이유는 오롯이 ‘앙코르와트’때문이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 외에는 캄보디아에 뭐가 있는지 어떤 나라인지도 달리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매번 여행우선순위에서 밀려 지금껏 캄보디아를 와보지 못했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서야 캄보디아에 오게 되었다. 드디어. 대신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도 여행하며 앙코르와트가 아니어도 캄보디아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느껴보고 싶었다. 물론 자료도 충분치않고 현지에 있는 사람들도


“프놈펜에는 별로 볼 거 없어”


라고 말하였지만 궁금한 곳이 많은 우리는 프놈펜을 즐기기위해 이 곳 저 곳 돌아다녔다.



# 독립기념탑

평창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와 함께.


중고등학교 사회시간에 한번쯤은 들어봤을 열강들의 패권싸움 속에 캄보디아 역시 안전하지는 않았다. 캄보디아의 경우 프랑스 식민지로 오랜 시간 지배당하다 195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하게 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1958년에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독립기념탑이다.


몇 년이라는 것이 뭐가 중요하겠냐마는 1860년대부터 시작된 식민지배로부터, 여러 번의 시도끝에, 100여년만에 독립을 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큰 두 개의 도로가 맞물리는 큰 교차로에 지어진 이 건축물에서 그 기쁨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동시에 이 큰 건축물을 보는 자녀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떠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할까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이 역시 우리나라도 비슷한 역사가 있기때문이 아닐까. 그 크기가 주는 웅장함과 앙코르와트의 중앙탑에서 모티브를 얻은 멋진 모습과는 조금 아이러니한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 장소였다.



# 투올슬랭 제노사이드 뮤지엄


사실 무어라 말하기 어렵고 가 볼 만한 곳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곳이다. 아마 한번 쯤은 들어봤을 듯한 역사적 사실인 ‘킬링필드’와 관련있는 곳, 투올슬랭 제노사이드 뮤지엄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나. 영화 <킬링필드>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고 정말 충격에 휩싸여서 보았었다. 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내용이 가상의 것이 아닌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니 너무 충격이었다. 물론 그 영화의 관점이 100% 사실이라거나 사심(?)이 1도 안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 그리고 그 당시 역사적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투올슬랭 제노사이드 뮤지엄(이하 투올슬랭)은 1975-1979년에 캄보디아에서 발생된 대량학살과 관련된 장소다. 당시 캄보디아 전역에 수많은 수용소가 있었지만, 프놈펜 시내에 위치한 이 곳 투올슬랭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악명높은 곳이었다고 한다. 입장할 때부터 조금은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구경(?)한 투올슬랭은 당시 수용되었던 사람들의 사진기록과 그들이 수용됬던 공간, 고문 방법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 곳에서 수감되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극히 일부분만 지금껏 기록으로 남은 것 이겠지만 그들의 사진들, 수감당시의 옷가지, 실제 생활공간 그리고 발굴되어진 유골 등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괜시리 어깨까지 뻐근함이 전해졌고 살짝 두통까지 생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곳을 봐야하는가에 대해서 사실 여러 생각을 했었다. 좋고 신나는 추억을 남기기만도 부족한 여행시간일텐데 불편한 사실을 직면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고 싶었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고 싶기도 하였다.

하지만 오히려 이곳을 다녀오고 난 뒤에 내 머리속은 더 복잡해졌다. 단지 영화 <킬링필드>만을 보았을 때가 차라리 단순히 그 사실을 받아들였지 투올슬랭에 다녀온 뒤, 그 관련 정보들을 찾아본 뒤에 머리는 더 복잡해지고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다만 그 어느 곳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더욱 뚜렸해졌다.


> 프놈펜 여행기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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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놈펜의 또 새로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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