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문장, 그 너머의 감사

by 뽀송드림 김은비

학원 강의실 책상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았다. 밖은 겨울이었지만 며칠 전의 매서운 추위는 한풀 꺾여, 마스크 사이로 들어오는 공기가 제법 부드러웠다.


문득 며칠 전, 아프기 직전 스승님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이 머릿속을 스쳤다. 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스승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평소처럼 담담하지만 묵직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글을 읽다 보면 가끔 숨이 막힐 때가 있어. 이런 이야기 누가 해주겠어? 글에 숨통을 좀 틔워줘."


그때 스승님이 덧붙이셨던 말씀이 지금 이 순간 더 깊게 다가왔다.


"늘 감사함을 먼저 생각하고 써봐. 사소한 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살면, 그 마음이 문장에 녹아들어 글을 쓰는 본인에게도, 읽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야."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다녀오고, 짭조름한 김 한 장에 의지해 끼니를 때우며 학원까지 온 오늘. 스승님의 말씀대로라면 이 치열함 속에서도 나는 '감사'를 찾아야 했다. '숨이 막힌다'는 말씀은 나를 아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글 속에서 더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도록 건네신 구원 같은 조언이었다.


생각해 보니 감사할 것 투성이었다. 지독한 통증 속에서도 나를 일으킨 김 한 장의 맛,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도착한 이 강의실의 온기, 그리고 나의 부족한 문장을 읽으며 숨이 막힌다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시는 스승님의 존재까지.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밤공기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내 마음엔 훈훈한 온기가 감돌았다. 가방 속 묵직한 약봉투가 더 이상 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일을 다시 시작하게 해 줄 고마운 선물처럼 보였다.


집에 돌아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스승님의 말씀을 다시금 새겼다. 오늘 내가 넘긴 것은 단순히 밥 한 숟가락과 알약 몇 알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옥죄던 치열함을 조금 덜어내고, 그 빈자리에 감사를 채워 넣는 법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침대에 눕기 전, 일기장에 짧게 적어본다.

'지독하게 아팠지만, 그보다 더 깊은 감사를 배운 하루. 내일은 스승님 말씀처럼, 조금 더 편안하게 숨 쉬는 문장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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