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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ul 01. 2020

찻잔이 예뻐서 샀을 뿐인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 보니 집에 다구가 가득하다

#티포트와 찻잔, 그리고 다구의 세계


티포트나 찻잔을 우연히라도 갖게 되면 차를 우려서 마셔보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다구(= 茶具, 차에 관한 도구) 자체가 워낙 예쁜 것들이 많기도 하고, 종류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 하나하나 모으다 보면 어느새 '마실 입은 하나인데 다구는 열 몇 개가 넘어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대로 한 번 마셔보고 싶은 마음은 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기 마련.

쪼렙부터 만렙까지, 레벨에 맞는 다구를 차근히 알아보고 '효율성 있는 소비를 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글이다. 물론 하나씩 사다 보면 '효율성 따위?!' 라고 생각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보통 그렇다.


Level 1. 찻잔


잔은 있어야 한다. 손바닥에 떠서 마실 순 없으니.

보통은 머그컵으로도 시작하지만, 진정한 다구 사랑은 '찻잔'이라고 부르는 위가 넓고 아래로 좁아지는 형태의 잔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찻잔으로 나오는 잔의 모양도 매우 다양하고, 도자기 브랜드마다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다. 다소 높이가 높은 로열 앨버트의 몬트로즈 쉐이프(Montrose Shape)도 있고, 가장 사랑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웨지우드의 피오니 쉐이프(Peony Shape)도 있다.

찻잔의 모양에 따라 홍차가 입에 닿는 소요 시간 등에 의해 맛이 다소 달라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있으니 스스로 느껴보는 것도 재미일 것이다. 물론 커피잔에 마셔도 무방하다. 튼튼한 카푸치노잔은 밀크티 마시기에도 아주 좋다.


몬트로즈 쉐이프(좌), 피오니 쉐이프(우)


Level 2. 티포트


여기서부터는 선택의 문제이다. 게다가 찻잔에 비해 티포트는 좀 비싸기도 하다.

그러나 잎차를 제대로 우리기 위해서는 티포트가 있는 것이 좋다. 뭐든 장비발이 있기 마련이니까.


여러가지 모양의 티포트가 있지만, 보통 가장 추천하는 것은 350-500ml 용량을 담을 수 있는 둥근 모양의 도자기 티포트이다. 다만 차를 우릴 때의 즐거움을 위해서는 유리 티포트도 좋다. 찻잎이 점핑하는 모습이나 말려 있던 찻잎이 풀어지는 모양 등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르쿠르제' 티포트가 튼튼하고 모양도 둥글며 용량도 적당한 편이다. 나의 첫 티포트여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에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다만 뚜껑이 뭔가 좀 불안하게 움직이는 단점이 있다.

유리 티포트를 선호한다면 '킨토'나 '사마도요' '하리오'가 사용하기 편하다. 특히 '하리오 점핑 티팟'은 거름망이 입구에 달려 있어서 편하다. (이 브랜드와 하등 상관이 없는 사람임)


르쿠르제 레드 티포트(좌), 킨토 유리 티포트(우)


Level 3. 스트레이너


사실 스트레이너는 티포트 자체에 달려 있는 경우도 많다. (위에 말한 하리오 점핑 티팟을 포함한) 일본산 제품의 경우에는 스트레이너가 포함되어 있는 제품이 많은 편이고, 깔끔하게 디자인되어 눈에 크게 띄지도 않는다.

 

물론 르쿠르제처럼 엄청난 크기의 도기 스트레이너가 딸려 있어서 - 심지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것이 매력 포인트 -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다.

 

영국산 제품은 스트레이너를 고객이 당연히 갖고 있다고 인식하는 듯, 달려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잎차 조금 정도는 마셔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티백이라면 스트레이너는 필요가 없고, 보통 잎차를 위해 필요하다.

잎차를 우린 티포트의 차를 스트레이너 위에 부으면 스트레이너에 잎차가 남는다.


가장 위에 위치한 스테인리스 소재의 제품이 스트레이너.


여기에 핸드폰 타이머까지 갖추면 차를 마실 기본적인 준비가 되었다.


더 다양한 티웨어(Teaware) 이야기는 '사소하고도 중요한 다구 이야기'로.

좀더 멋있고 맛있게 마셔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자의 티테이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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