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니 있나요?

by 레모몬

회사 근처에 카푸치노가 맛있는 커피숍이 있다. 커피도 맛있고, 사장님도 친절하셔서 단골인 사람들이 꽤나 많은 곳이다. 하루는 점심으로 매운 걸 먹고 그 커피숍을 찾았는데, 케이크와 디저트가 빼곡한 진열장에서 브라우니를 발견했다. 브라우니를 주문하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크게 한 덩이 같이 주신다고 해 개이득이라고 생각하며 주문했다. 초코가 찐한 브라우니는 가게에서 직접 구으신 거였다.


얼마 후, 오전에 일이 많아 기력충전이 필요했다. 나는 브라우니와 아이스크림 조합을 떠올리고 그 커피숍을 찾았다. "브라우니 주세요!" 하자, 사장님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시며, "아 오늘 브라우니가 없는데..." 하셨다. 아쉬워하며 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라우니 포장을 해볼까 해서 커피숍에 들어갔는데, 입구에서 사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또 다 소진되었을까 봐 물었다. "브라우니 있나요?" 사장님은 또 미안한 표정을 지으시며 브라우니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다음에 올게요~"하고 그날은 다른 디저트를 향해 나갔던 것 같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찬바람이 불던 어느 날 난 카푸치노가 마시고 싶어 그 커피숍을 들어섰는데, 사장님은 날 발견하시곤 외치셨다. "브라우니 있습니다!" 아... 사장님을 실망시킬 수 없어 나는 "아 정말이요! 브라우니 주세요!"라며 브라우니를 주문했다. 맛있었지만... 난 그날 아이스크림과 브라우니가 아닌 따듯한 카푸치노가 마시고 싶었는데...


그리고 또 다음에 그 커피숍을 들어갔는데 이번엔 사장님이 아무 말씀도 안 하셔서 안심하고 커피를 주문을 하려고 했다. 내가 케이크 진열장을 흘긋 보자 사장님은 "브라우니가 있는데... 안 나가네요..." 하신다. 아.... 책임감이 느껴졌다. "브라우니 주세요."


그러게 연거푸 브라우니를 세 번 정도 주문하게 된 나는 이제 브라우니가 부담스러워졌다. 브라우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던 어느 날 그 커피숍에서 주문을 하려는데 사장님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신다. "브라우니가... 단종되었습니다." "어머나!" 나는 속으로 안심하며 "맛있었는데 ㅠㅠ"하고 (맛있긴 했었으니까) 아쉬워하며 당당하게 "카푸치노 주세요~"를 외쳤다. 이제 안심하고 커피를 주문할 수 있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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