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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몬 Nov 20. 2023

좀비가 나타나면!

얼마 전 점심시간에 한 사람이 말을 꺼냈다. "좀비가 나타나면 제일 먼저 죽여야 되는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다들 누군가요? 하는 눈빛을 보내자 그녀는 "F들이요. 문 다 닫았는데, "우리 뽀삐가 밖에 있어요." 하거나 좀비인데 불쌍하다고 안 죽인다고 할 거래요. 저도 인스타에서 봤어요." 다들 크게 웃었는데,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먼저 나(INFP)는 "저라면 뽀삐와 밖에 있겠습니다"라고 하며, 사실 "전 친구들이랑 좀비가 나타나면 어떻게 죽게 될지 얘기한 적이 있어요"라고 좀비 얘길 시작했다. 친구 셋과 이야기하다 서로의 미래를 예상해 본 적이 있었다. 난 겁이 많고, 귀차니즘 대마왕이라, 친구들이 "넌 집에서 문 잠그고 못 나와서 굶어 죽을 거야."라고 했다. 친구 A는 스스로에 대해 "난 괜히 먹을 거 구하러 나가거나, 도망가보겠다고 깝죽거리다가 물려 죽을 거야." 우리는 끄덕끄덕했다. 친구 A는 그 자리에 있던 친구 B에게 "넌 집에서 탈출계획 a부터 z까지 시뮬레이션만 돌리다가 불안해서 죽을 거야." 우리는 끄덕끄덕했다. 그래서 그 점심시간 나는 "아사할" 운명이라고 얘기했더니 사람들이 크게 웃었다.


그런데 한쪽에 있던 K가 "저는 좀비 얘기를 실제로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생각도 해본 적 없고요."라며 굉장히 ISTJ 스러운 발언을 했다. 난 가끔 좀비에게 가장 안 아프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곤 하는데.... 창문너머로 손가락을 깨물리면 어떨지...? 그다음에 좀비가 되고 나면 다음 기억은 없을 테니까. 일단 좀비가 안 아프게 되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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