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은 내게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던 단어이다. 나는 내가 in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었다. in은 영어를 처음 배우던 시절부터 보아왔던 거니까. in은 어떤 공간의 안쪽(inside)이나 시간표현(in 2024)에 사용되는 걸 많이 보아왔었다. 그리고 조금씩 확장되는 의미들을 이런저런 문장에서 보게 되었고 그리 낯설지 않게 익히게 되는 단어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미국인 친구가 내게 본인의 고등학생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본인은 책이나 좋아하고 약간 괴짜였으며(Nerd), "in group"에 속했던 학생은 아니라고 말했다. "in group"? 문맥상 인기 없는 학생이었다는 이야기였는데, 내가 실은 알아듣지 못해 "in group?"이라고 말했더니 그 친구는 "Yeah"라고 긍정하며, 문학 좋아하고 두꺼운 안경 쓴 곱슬머리 남자애였다고, 이런 애들은 보통 인기가 없지 않냐고 다시 한번 말했다.
얼마 후, 그날 대화가 떠올랐고, 사전에서 "in"을 찾아보았다. 어쩌면, "in"을 사전에서 찾아본 건 처음이었을 것이다. 놀랍게도 "in"은 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그중에 "한창으로; 유행하여(in season, in fashion)*" 또는 "extremely fashionable, keenly aware of and responsive to what is new and fashionable**"라는 뜻이 있었다. 그러니까 그친구는 인기 많은 애들이 안 끼워줬단 이야기를 한 것이다.
*네이버 사전
** Merriam-Webster.com
그래서 in place라고 하면 요즘 말하는 핫플, 힙플인 것이고, "Black is in this year."라고 하면 올해 블랙이 대세라는 이야기. 나는 그야말로 in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뭐 실은 사전에서 in을 한 번도 찾아보지 않은 과거의 내가 문제였지만. 이런 일들을 겪다 보니, 항상 내가 모르는 무엇이 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겸손한 마음으로 사전을 찾게 된다. In의 레슨이라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