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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몬 Dec 21. 2023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엄마는 집 근처 헬스장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가시는데, 엄마의 헬스장 친구들 중에는 일명 "코스트코 아주머니"가 계신다. 그녀는 코스트코 광팬으로, 우리 엄마까지 결국 코스트코 회원가입을 하도록 만드셨다. 코스트코 아주머니는 운동을 한지 오래되셨는데, 엄마에게도 스트레칭을 알려주시곤 하신다고 했다.


이 "코스트코" 친구분에게는 90대의 노모가 계신데, 혼자 살고 계셔서 자식들이 요일을 정해 방문해 식사도 같이 하고, 챙겨드린다고 했다. 코스트코 아주머니는 본인의 어머니를 일주일에 두 번 방문을 하시는데, 하루는 문득, '나 혼자만 운동할게 아니라 우리 엄마도 운동을 하면 좋을 텐데'하는 생각이 드셨다고 했다. 그래서 방문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나씩 알려주셨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두세 달쯤 지나고, 어느 날 이 코스트코 아주머니는 어머니 집을 방문했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셨다고 한다. 90대인 노모가 다리를 180도로 찢고 계셨던 것. 너무 놀라 어떻게 된 일인지 여쭤보았더니, 오전에 1시간, 오후에 1시간씩 딸이 가르쳐준 스트레칭을 하셨다고 했다.


엄마는 이 얘기를 하시며, "그렇게 나이 드신 양반도 다리를 찢는다는데, 못할 게 없다야"그러셨다. 나도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는 제대로 노력은 하면서 안된다고, 힘들다고 불평하는 걸까?'라는 반성.


새해 계획을 세우는 요즘, 할머니의 다리 찢기는 내게 묘한 용기를 준다. 90대 어르신도 하루에 두 시간씩 열심히 스트레칭을 해서 다리를 찢으신다는데, 그녀에 비해 새파랗게 어린 나도 겁내지 말고 노력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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