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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모몬 Aug 19. 2023

싫어했던 것을 다시 만나다: 가지의 변신

감각은 변한다.

전에 영어 공부를 하려고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 에세이를 읽었다. 작가는 가지(eggplant)를 극혐 했던 사람이었고, 오랜 시간 동안 가지라면 쳐다도 보지 않다가 어느 날 우연히 먹어보게 되었는데 그동안 왜 싫어했을까 이해가 가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도 가지에 대해서라면 같은 경험이 있다. 어릴 때 접한 가지나물은 색도 어쩐지 외계의 색 느낌인 데다 물컹한 식감도 마음에 들지 않아 싫어하는 음식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는 식재료였다. 가지를 구하기 쉬운 여름철엔 가지를 자주 사서 직접 요리를 하기까지 한다. 가격도 싸고, 요리도 쉬우니까. 


가끔 이런 경험을 한다. 분명 싫다고 고개를 도리도리 했던 것들이 그렇게 싫지 않아 지거나, 심지어 좋아지는 경험. 그게 음식일 수도 있고, 책일 수도 있고, 영화일 수도 있고, 어떤 공부일 수도 있다. 가지를 먹지 않더라도 먹을 게 많은데, 먹기 싫은 가지를 굳이 먹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시간이 마법을 부렸을 수도 있으니, 가끔은 싫어했던 것들에게도 기회를 줘보기로 한다. 어쩌면 이젠 좋아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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