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라,
너를 기다리기까지 어언 일 년이 걸렸다
많고 많은 눈 중에서 하필이면 ‘첫’ 눈이라는 게
이만 치도 정결하고 아름답다
겨울의 시작과 사랑의 무지함을 알려주는 너는
시로 왔다 시로 가는 존재이다
떨어지는 눈을 손으로 받아
안을 들여다본다
그 순수한 결정체들은
내 마음의 모양이었다
널 좋아하는 마음이었다
그것들을 폭 감싸 안아
내 안에 고이 간직하지만
금세 녹아내리는 탓에
추위가 가신 건가 마음이 시린다
사실 마음이 따듯해서 녹는 건데
네가 생각나서 녹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