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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Mar 08. 2021

그 회사, 진짜 플랫폼 기업 맞아?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연결이다

최근 대기업, 스타트업 할 거 없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선언을 많이 한다. 구글 등 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진 이후로, 모든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자주 사용하는 비전이나 캐치 프레이즈 중 하나가 '새로운 OO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근데 정말 이런 스타트업들이 정말 플랫폼 스타트업이 맞을까? 정말 플랫폼 스타트업인 경우도 있겠지만 분명 아닌 경우도 있다.


진짜 플랫폼 스타트업과, 말로만 플랫폼 스타트업이라고 하는 곳들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리고 이들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진짜 플랫폼 스타트업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된다.



플랫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양면 마켓플레이스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플랫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양면 마켓플레이스(Two-Sided Marketplace)' 모델이다. 양면 마켓플레이스 모델의 핵심은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플랫폼의 핵심은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연결이다


양면 마켓플레이스형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가 만나 거래가 성사될 때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수익은 주로 수수료가 된다. 그리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많아지고 플랫폼의 규모가 거대해지면, 공급자들에게 광고의 기회를 주고 광고비라는 수익도 낼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앱 광고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러한 양면 마켓플레이스형 플랫폼의 대표적인 예시가 앱 스토어다. 앱 스토어라는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앱을 제작해 판매하지 않는다(직접 앱을 만들기도 하지만, 메인은 아니니까). 대신 앱 제작자(공급자)와 앱 구매자(소비자)를 연결할 뿐이다. 앱 제작자는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앱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앱스토어에서 자신이 원하는 앱을 구매한다. 이때 앱 스토어라는 플랫폼의 주 수익은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발생하는 수수료가 된다.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양면 마켓플레이스 형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인 또 다른 예시는 무신사다. 무신사는 국내 도메스틱 의류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플랫폼 기업이다. 그리고 무신사 역시 브랜드들의 입점 수수료, 거래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낸다.

무신사의 앱 사용 설명서 중 일부


양면 마켓플레이스 형 플랫폼 비즈니스의 운영은 정말 신경 쓸 것도 많고 어렵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핵심 고객이며, 이 둘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공급자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비즈니스를 이어나갈 수 없다.



플랫폼 기업이라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양면 마켓플레이스형 플랫폼의 핵심은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자체 구축 사이트에서 자체 제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은 플랫폼 기업이 아니다. 그냥 서비스를 제작해서 제공하는 기업이다.


서비스를 제작해서 제공하는 기업, 플랫폼 기업 둘 중 뭐가 더 좋고 나쁘고 하는 건 없다. 서비스나 제품을 자체 제작해서 수익을 내든, 수수료나 광고비로 수익을 내든 지속적으로 수익만 낼 수 있으면 된다. 다만,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와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어떤 사업을 운영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게 나쁜 거다. 


혹시나 이런 곳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표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회사가 플랫폼 기업이 아닌 걸 알지만 브랜딩을 위해 플랫폼 기업으로 포장하는 건 더 나쁘다. 소비자와 구직자를 속이는 것이니까.


자신들의 회사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고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 전략을 짜고, 성장에 핵심적인 지표를 찾아 관리할 수 있다.




참고로 최근 IT 산업에서는 고객들의 모든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CDP(Customer Data Platform)라는 개념도 생겼다. 전통적인 양면 마켓플레이스 모델은 아니지만, CRM과 관련지어 최근 뜨고 있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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