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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균 미국변호사 Jul 05. 2022

테니스 기록 - 리그전 플레이오프


내가 속해 있는 알링턴 지역 리그는 한 시즌(봄 시즌과 가을 시즌) 동안 여러 팀들이 매주 단체전(4복 - 2남복, 1여복, 1혼복)을 치른 뒤에 시즌 막바지에는 1위에서 4위 팀들 사이에서 플레이 오프를 치뤄서 해당 시즌의 최종 우승자를 가른다. 매주 치르는 단체전은 4복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단판에 경기가 결정되는 만큼 5복으로 치뤄진다. 그 5복은


Open 1 - 가장 강한 복식조(일반적으로 남자복식으로, 페어합산 NTPR 9.5)

Women 1 - 여자 복식(9.0)

Open 2 - 남자 복식조(9.0)

Mixed 1 - 혼합 복식(남녀 합산 NTRP 9.0)

Mixed 2 - 혼합 복식(9.0)


으로 진행되어, 이 중에서 3승을 하면 승리하는 것이다.


플레이 오프전에서 나는 4.5로 선수로 Open 2에서 다른 4.5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준결승전(6월 12일)

Kenny라는 파트너와는 처음으로 복식 경기를 치르는 거라서 약간 긴장되긴 했다. 이 파트너는 이번 시즌부터 우리 팀에 합류했는데, 예전에 경기 하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실제로 같이 경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내 경험상 킥서브와 발리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서브 앤 발리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일단 서브와 발리가 좋은 파트너라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은 Byron과 Nick. Byron은 작년 쯤에 한 번 붙어본 적이 있었다. 서브와 백핸드가 좋은 편이고, 발리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편 다른 팀메이트 한테 듣기로는 매너가 별로 좋지 않고, 약간 거만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솔직히 나는 직접적으로 느껴본 적이 없어서 섣불리 판단하진 않았다. Nick은 처음 보는 선수인데, 난타를 치면서 보니 스트로크가 꽤 좋다고 느껴졌고, 키가 커서 서브도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초반에서는 나와 파트너가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서 수비가 겹치거나 혹은 상대방에게 의존하는 바람에 가운데 공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발리 위주로, 상대방이 스트로크 위주라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서브 게임을 서로 주고 받는 비슷한 경기를 이어갔다. 중간 우리편 파트너의 서브가 흔들리면서 경기가 어려워질 뻔했지만, 다행이 어렵게나마 서브를 지켜내고, 이어서 상대방 서버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면서 경기를 브레이크하여 경기를 마침내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었다.


참고로, 우리 팀이 전체 경기 성적에서 4-1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전 경기 동영상:

https://youtu.be/GN2JIef36FY


결승전(6월 18일):


준결승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Kenny와 함께 Open 2 복식을 뛰게 됐다. 경기 시작 전에 코트에 도착하고, 분위기를 보니 상대방은 왠지 5.0+4.0 조합의 복식 페어가 될 것 같아서 4.5+4.5인 우리가 약간 우리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을 했다. 아무래도 복식 경기는 조금이라도 약한 상대방에게 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몰아쳐서, 소위 한 명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약한 쪽에다가 공을 몰아치면 승산 있을 거라는 전망을 했다.


예상대로 상대방 선수 한 명은 5.0, 나머지 한 명은 4.0이었다. 나는 5.0인 선수와 웜업을 했는데, 일단 스트로크부터 공이 묵직하게 들어 오는게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으로 나머지 4.0 선수는 예전에 한 번 혼복으로 붙어본 적이 있는 선수여서 전략을 세우기가 조금 수월했다.


나와 파트너는 이제 복식 경기를 한 번 해봐서, 어느 정도 서로의 장단점에 대한 파악을 한 뒤라 그런지 저번 보다는 어느 정도 호흡이 잘 맞는 편이었다. 첫 세트는 상대방 4.0선수의 서브를 한 번 브레이크 한 뒤, 우리의 서브를 지키면서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세트도 처음에는 수월하게 가나 싶다가, 내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 일방적으로 게임을 끌려 다니기 시작했다. 그 뒤로 한참 동안 뒤지다가 돌아온 내 서브 게임을 기점으로 게임 스코어를 다시 따라 잡기 시작했고, 결국 타이브레이크 까지 가는 접전 끝에 두 번째 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가져 왔다.


전반적으로 내 파트너는 강력한 서브와 공격적인 발리로 게임을 잘 풀어갔고, 나는 주로 파워보다는 컨트롤과 방어 위주로 침착하게 게임을 풀어간 것이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상대방은 5.0선수가 파워와 컨트롤로 우리를 압도하며 파트너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했는데, 막판에 쥐가 날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했던 것을 보면 결국엔 그러한 전략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승전 경기 동영상:

https://youtu.be/1c4EsmnQnHA


결승전은 역시 결승전인지라 우리 팀이 전체 스코어 3-2로 간신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작년 2021년 가을 시즌에 이어서 올해 2022년 봄 시즌까지 우승을 하게 되어 팀 멤버 전원이 매우 기뻐했다.


아래는 시즌 승리를 자축하며 우승 상품으로 받은 티셔츠를 입고 찍은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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