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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h Gray Jun 10. 2018

한 밤, 혼자 깨어 있을 때...

남들은 어떤 생각들을 할까?

한 밤, 혼자 깨어 있을 때...

들은 어떤 생각들을 할까?

지금 나는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누구 카톡으로 대화 나눌만 한 사람 없을까? 통화는 좀 부담스럽고......

-얘기해서 뭐하리...  어차피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기억도 안날, 별 쓸모 없는 이야기들...

-넌 왜! 꼭! 모든 대화가 진지하고 가치 있어야 한다는 거니?뭔가 쓸모나, 목적이 있어야만 하는 거니?

-언제는 아무 생각 들지않게 해주는, 시간 죽이기에 좋은 텔레비전이 너무 좋다며? 제발 입 벌리고 멍하니 텔레비전 보는 습관 좀 갖자며? 그럼 지금 TV 켜면 되잖아~

-아, 이렇게 피곤한데 왜 잠이 안 오는 걸까? 아니, 잠들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걸까?누구랑 이야기 하거나 텔레비전 보려 하지 말고 그냥 잠이나 자!

-너 지금 생각이 많지? 하고 싶은 일들, 해야하는 일들 때문에 괜히 스트레스 되고 불안해서 잠이 안오지?

-어차피  눈 뜨고 있어도 일 안할거면 그냥 자는 건 어때?

-요즘 사람들 너무 많이 만났지? 말 너무 많이했지? 지금 괜히 불안하고 후회하고 있지?그래서 못 자고 있는 거지? 마음 속에서 수 천마리 나비가 날아다녀서?

-오늘 출장에서 몇 년전 절교한 친구를 우연히 만났는데, 서로 눈 마주치지 않으려 애써 노력하며 왜 슬퍼하지 않았니?정말 정 다 떨어진 거니? 그 몇 년 사이 더 단호해진 거니?

-몇 번의 절교와 몇년 전의 파혼으로 진짜 깨달았지? 네가 어떤 성향의 사람들을 싫어하고, 서로 안 맞는지?

-나는 이렇게까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겨우 깨달아 가는데 남들은 어찌 그리 어린 나이부터 정답만, 모범 답안만 꿰차는 걸까? 이건 정말 내가 운이 없었다, 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걸까?

-이대로 혼자여도 정말 괜찮은 걸까?

-안 괜찮으면 어떻게 할건데? 달리 무슨 노력을 할 생각도, 의지도 없잖아.

-이렇게 혼자 자유롭게 뒹굴거리는 날들이 좋으면서도 불안한 건 뭐지, 대체?

-냉동 난자라도 준비해 놔야하나?

-딩크족도 생각해보기로 했잖아, 상의해보기로. 서로 늦게 만났으니 일단 서로만 실컷 사랑해주는 거 어떠냐고, 제안해보기로 했잖아.

-이런 고민할 시간에 커리어를 확실히 쌓아놓는 게, 여한없이 하고 싶은 일은 모조리 다 해 놓는 게, 새로운 인연을 위한, 진짜 제대로 된 준비 아닐까?

-그 커리어 쌓느라 새로운 사람 못 만나고 있는 건 아니지?

-아니, 그 커리어 때문에 생각이 많아져 지금 잠 못 이루고 있는 건 아니지?



남들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느라 지금 이 순간, 나처럼 잠 못 이루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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