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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Dec 05. 2018

20. 익숙해져도 힘이 되는 말

진심이 느껴져 더욱

처음 겪는 군산에서의 겨울. 물론 장사를 시작하고 처음 겪는 겨울.

여름보다 사람이 더 많을 거라는 주변 분의 말도 있었지만, 그건 그냥 선선해지는 수준이었나 보다.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오자 손님이 정말 뚝 끊겼다. 해가 짧아질수록 인적도 금세 드물어지고, 평일엔 낮에도 추운 날씨 탓인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지나가는 사람 수 자체가 부쩍 줄었다.


그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대해서만 얘기한 것 같은데 (오늘도 그렇고), 그래도 제법 기분 좋아지는 순간들도 있다. 


우리 가게는 예전 일옥의 원형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 만든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래서 일반 손님 외에도 건물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 가게가 예쁘다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인데 매번 쑥스럽기는 하지만 역시 매번 기분 좋은 말이기도 하다. 특히 몇 번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가게를 둘러보고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나에게 어른스러운 말투로 '가게를 정말 예쁘게 꾸며 놓으셨네요'하는데 나도 모르게 쑥스러움과 아빠미소가 섞인 묘한 표정이 나왔다. 어른들에게도 자주 들었던 칭찬이지만 어린 친구에게 진지한 칭찬을 들으니 뭔가 더 으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도 더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려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볕이 들면서 만난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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