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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Jul 02. 2019

63. 세 번째 플리마켓

몹시 피곤해도 보람 있는 행사

작은 테이블을 어떻게든 더 써보려고 노력한 흔적 ㅋ


지난 토요일, 마이페이보릿 이름으로 세 번째 참여한 플리마켓 행사가 있었다. 제23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의 부대 행사로 진행된 플리마켓이었는데, 몇 달 전에 정식으로 초대되어 감사하게도 참가할 수 있었다. 왜 감사하냐고 특히 얘기하나면 사실 이런 행사들은 주로 별도의 신청을 받게 되는데, 우리는 대부분 먼저 초대받은 경우가 전부였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우리 같이 지방에 매장이 있는 경우는 특히 좀 더 적극적인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 매번 감사하게 참여하고 있다.


다른 부스는 모르겠지만 나는 참가할 때마다 주최하는 행사의 성격, 그러니까 플리마켓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최대한 고려하는 편이다. 이번 같은 경우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의 관객 성향을 내 나름대로 최대한 분석해 좀 더 마니아 성향의 아이템들이나 애니메이션 관련 아이템들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평소 군산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대중적인 아이템들은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다. 이런 방식은 첫 번째 참가한 플리마켓이었던 한국 영상자료원에서의 플리마켓에서부터였는데, 매번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편이다.


아이템 자체가 희귀성이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데 일반 손님들이 주로 찾는 군산에서는 거의 반년 넘게 그대로 남아있는 아이템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아이템의 가치를 알아봐 줄 영화 팬들이 이런 플리마켓에는 반드시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고 다행히 그렇게 한 동안 잠자고 있던 아이템들을 이런 플리마켓에서 판매해내고 있다 (해내고 있어).


이번 플리마켓은 그래도 나름 세 번째라고 조금 여유가 생겼다. 이제 좁은 탁자 위를 전시하는 방식도 조금 노하우가 생겼고, 정신없이 붐빌 때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넘기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주변을 돌아볼 시간도 제법 있어서 미리 내가 먼저 다른 부스에 가서 인사도 드렸다. 우리 매장에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 분들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만 안부를 주고받던 분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역시 계속 혼자 운영하는 건 조금 벅찬 일이긴 하다. 식사를 하는 건 꿈도 못 꾸고 화장실은 갈 일이 없도록 미리 단련(?) 해야 한다. 이번에 보니 스무 곳이 좀 안 되는 부스 가운데 나와 내 옆에 작가 분 부스 말고는 모두 2명 이상 참여하고 있던데, 우리는 두 명이 움직이는 순간 큰 마이너스이다 보니 과감히 둘이 나올 여유를 부릴 수가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둘이 나와서 좀 더 여유 있게 판매도 해보고 싶다. 아, 여유보다도 혼자서는 아무리 차로 움직인다고 해도 가져올 수 있는 제품 수의 한계가 있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이번에는 초반 손님이 몰린 이후에는 제품 절반 정도가 (즉, 인기 제품들이)다 판매되어서 이후 시간에는 조금 판매 속도가 더뎌졌는데, 한 캐리어를 더 싣고 왔다면 충분히 팔 수 있었던 시간과 분위기라 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게 아침 7시 반에 출발해서 부천에 도착해 오후 5시까지 플리마켓을 진행하고, 하루 종일 너무 간절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허겁지겁 들이킨 뒤 근처에 온 지인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열심히 깜깜한 고속도로를 달려 군산에 밤 11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나름 강행군인데 그래도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어느덧 6월도 다 가고 이제 7월이다. 이번 여름 장사에 어쩌면 마이페이보릿의 운명이 달렸을지도 모른다. 뜨거운 여름이 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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